•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3高 위기'에…국민연금 수익률 `마이너스' 위기

등록 2022.11.06 16:00:00수정 2022.11.06 16:02: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민연금, -4.7% 수익률…연내 반전 어려울듯

3高 현상에 자산배분도 꼬여…운용 어려움↑

늘리려던 대체투자도 19조 넘게 팔아야할 판

국민연금도 '유연성' 고심…"새 자산배분 필요"

[서울=뉴시스] 국민연금 글로벌 기금관 전경 (제공=국민연금)

[서울=뉴시스] 국민연금 글로벌 기금관 전경 (제공=국민연금)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高) 복합 위기 현상에 따라 국민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금운용 자산배분 전략까지 꼬이고 있어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중을 늘리기 위해 고심하던 대체투자 부문을 도리어 19조원 넘게 매각해야 할 상황에 놓이는 등 갑작스러운 시장 변화로 운용상 어려움도 뒤따르고 있어 유연한 전략이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전체 수익률은 -4.74%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인 7월 말 수익률(-4.69%)에 비해 0.05%포인트 하락했다.

자산별로 보면 금액가중수익률 기준 국내주식 -14.76%, 해외주식 -6.46%, 국내채권 -6%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대체투자와 해외채권은 각각 10.9%, 3.32%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예상치 못한 주식과 채권가치의 동반 하락에 따라 국내 채권과 주식의 보유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연내 주식과 채권시장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 올해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앞으로 내년 1분기까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고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이르면 다음 회의(12월)나 그다음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11.03.

[워싱턴=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이르면 다음 회의(12월)나 그다음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11.03.


게다가 국민연금은 3고 복합 위기로 인해 자산배분 전략이 꼬이는 상황에 놓여 있다.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하며 대체투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한 자산군 비중이 늘어나면 매도하고 비중이 줄어든 자산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다.

이러한 경직적인 포트폴리오 운용 방식으로 인해 오히려 대체투자를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반전하게 됐다. 그간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비중을 맞추지 못해 투자 집행을 간소화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주식과 채권 가치 하락으로 대체투자 목표비중을 넘기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 8월 말 현재 142조4000억원으로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의 15.5%를 차지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계획상 대체투자는 연내 13.4%를 맞춰야 하지만 이를 2.1%포인트 넘기고 있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약 19조2600억원 규모의 대체투자 물건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체투자가 연 1회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반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다른 자산들은 주식시장 하락, 채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즉각 반영되지만 대체투자는 아직 올해 들어 발생한 자산가격 하락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유지하게 되는 이유다.

대체투자는 중위험, 중수익으로 위기 상황에 안전한 편이란 평가를 받는다. 또 부동산이나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등 장외 거래를 통해 초과 수익률을 창출하기 때문에 곧장 비중을 조절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체투자를 당장 줄이기보다 만기 연장을 통해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대체투자 특성상 빠르게 처분하게 되면 적정 가격보다 싸게 매물을 내놓아야 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국민연금도 경직적인 자산배분 방식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엄격한 자산배분 체계에서 벗어나 투자 다변화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통합 포트폴리오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통합 포트폴리오는 모든 투자를 통합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기금의 장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투자 다변화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주식이랑 채권이 빠지면서 오히려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시간이 지나면 대체투자 수익률이 괜찮아질 수 있는데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유연한 방식의 자산배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