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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캐롯·두경민이 소환한 문경은·우지원의 '흑역사'

등록 2022.12.2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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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한 경기 3점슛 21개 폭발…사실상 1위지만 과거 밀어주기 기록 때문에 3위

DB 두경민, 한 경기 43점…역시 밀어주기 촌극 때문에 순위 밀려

3년 전, SK 김선형은 한 경기 49점…사실상 1위지만 우지원 70점·문경은 66점에 밀려 공동 3위

개인 수상 욕심에 담합한 결과는 KBL 개인기록 시상 폐지…이제 부활해야

2003~2004시즌 문경은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2003~2004시즌 문경은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신생 구단 고양 캐롯이 '사실상' 새로운 3점슛 기록을 썼다.

캐롯은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에서 소나기 3점포를 앞세워 106-84, 22점차 대승을 거뒀다.

전성현, 이정현(이상 6개), 안정욱(4개), 디드릭 로슨, 김강선(이상 2개), 조한진(1개)이 무려 21개 3점슛을 합작했다. 35개 중 21개를 성공해 성공률은 60%나 됐다.

이는 KBL 역대 한 팀의 한 경기 최다 3점슛 부문에서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3월 창원 LG도 전주 KCC를 상대로 3점슛 21개를 꽂았다.

그러나 농구계에선 캐롯과 LG의 3점슛 21개 기록을 사실상 1위라고 여긴다.

기록상 1위는 2004년 3월7일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원주 TG삼보(현 원주 DB)를 상대로 기록한 28개다. 2위는 같은 날 울산 현대모비스가 LG전에서 넣은 24개.

2003~2004시즌 우지원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2003~2004시즌 우지원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그러나 두 기록은 정상적인 경기에서 나온 게 아니다.

3점슛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이던 문경은(당시 전자랜드·현 KBL 경기본부장)과 우지원(당시 현대모비스·은퇴)이 밀어주기 담합 속에서 넣은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모두 정해진 뒤, 둘은 오픈 기회가 생기면 계속해서 3점슛을 던졌고, 상대는 정상적인 수비를 하지 않았다.

기록을 위해 팀 동료에게 의도적으로 많은 공격 기회를 주는 건 일반적일 수 있지만 타이틀 나눠 먹기 혹은 다른 이유로 상대도 수비를 하지 않는 건 심각한 문제다.

공교롭게 당시 전자랜드가 상대한 TG삼보에선 김주성(현 DB 코치)이 블록슛 타이틀에 도전 중이었다.

[서울=뉴시스]고양 캐롯 전성현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고양 캐롯 전성현 (사진 = KBL 제공)

김주성은 최종전에서 11블록슛을 기록하며 R.F. 바셋(KCC)을 따돌리고 국내선수 최초로 블록슛 1위에 등극했다. 서로의 타이틀 수상을 위해 '배려'가 넘친 경기였다.

이들의 '흑역사'는 하루 만에 다시 소환됐다.

두경민(DB)은 18일 한국가스공사전에서 혼자 43점(8어시스트)을 올리며 DB의 111-80 승리를 이끌었다.

43점은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 부문에서 공동 10위다. 이것도 사실상 공동 8위로 봐야 한다. 3점슛 밀어주기 촌극이 벌어진 경기에서 우지원이 70점(3점슛 21개), 문경은이 66점(22개)을 넣었다.

둘의 이 기록은 3년 전, 김선형(SK)이 한 경기에서 49점을 기록하자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서울=뉴시스] 프로농구 원주 DB의 두경민. (사진 =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농구 원주 DB의 두경민. (사진 =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선형의 49점은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에서 김영만 전 감독과 공동 3위다. 그러나 우지원, 문경은의 기록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에 해당한다.

개인상 욕심에 눈이 멀어 무려 네 팀이 담합한 결과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KBL은 2004년 밀어주기 경기로 후폭풍이 거세게 불자 기록에 의한 시상을 폐지했고, 여전히 하지 않는다.

2019년 이정대 총재 재임 시절 KBL은 이와 관련해 "과거지만 다시는 이런 경기가 나와선 안 된다. 경각심과 부끄러움을 주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으로 득점, 3점슛과 관련한 기록이 나올 때마다 이들의 이름은 부끄럽고 지우고 싶은 과거로 계속 거론될 것이다.

이와 별도로 기록에 의한 시상은 부활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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