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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20분 지각' 건스앤로지스는 '열광'…마이클 볼턴은 '잡음' 왜?

등록 2023.01.16 05:00:00수정 2023.01.16 07: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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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볼턴 첫날 공연, 게스트 100분 공연에 '질타'

[서울=뉴시스] 미국 헤비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가 2009년 12월13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결성 24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펼쳤을 당시 보컬 액슬 로즈 모습. 2023.01.16. (사진 = 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 헤비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가 2009년 12월13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결성 24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펼쳤을 당시 보컬 액슬 로즈 모습. 2023.01.16. (사진 = 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팝스타 마이클 볼턴(70·Michael Bolton·마이클 볼튼)이 9년 만에 펼친 내한공연 제작사 KBES가 사과했다. 운영 미숙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비판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볼턴의 콘서트 첫째 날에 오프닝 게스트 무대 진행만 2시간이 소요된 뒤 불만이 제기됐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볼턴의 두 번째 날 내한공연은 전날보다 진행이 좀 더 나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역시 공연 시작 1시간20분가량 뒤에 볼턴이 등장해 관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음악 팬들은 자연스레 미국의 헤비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 첫 내한공연을 떠올렸다. 당시 원년 멤버 보컬 액슬 로즈(Axl Rose·61)를 중심으로 재구성됐던 밴드는 결성 24년 만인 2009년 12월13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당시 체조경기장)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당시 건스 앤 로지스는 무려 2시간20분 이상 지각했다. 처음 약속된 공연 시작시간은 오후 7시였다. 그런데 애초 오프닝 밴드로 예고됐던 밴드 '검엑스'가 오후 8시에 무대에 올라 15분가량 공연했을 뿐, 6000여 관객들은 2시간여 동안 하릴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로즈가 대기실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늦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기다리는 내내 일부 관객들이 작게 볼멘소리를 했을 뿐, 큰 소란 없이 대부분의 관객이 기다렸다. 로즈의 악동 기질을 팬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와 밴드를 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오후 9시20분에 공연이 시작되자 모두 열광했다. 긴 기다림에 대한 불만이 모두 없어질 만큼 화끈한 공연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로즈와 건스 앤 로지스는 대표곡 '스위트 차일드 O 마인(Sweet Child O' Mine)', '노벰버 레인(November Rain)' 등 세계적인 히트곡을 들려주며 2시간10분을 꽉꽉 채웠다. 공연은 오후 11시30분께 마무리됐다. 대다수의 팬들은 택시를 잡아야했지만 공연장을 나오면서 불만을 털어놓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블루아이드 솔'('파란 눈동자의 솔'이라는 뜻으로, 백인이 본래 흑인음악의 하나인 솔을 흑인 못지 않은 감정선으로 가창하는 솔을 가리킴)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볼턴도 이번 내한 공연에서 일흔 살의 나이에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선사했다.
[서울=뉴시스] 14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마이클 볼턴 내한공연 현장. 2023.01.15. (사진 = KBES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4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마이클 볼턴 내한공연 현장. 2023.01.15. (사진 = KBES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우 엠 아이 서포즈드 투 리브 위드아웃 유(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When a man loves a woman)' 등 대표곡도 들려줬다. 하지만 중장년 층이 다수인 관객들의 향수를 달래기엔 볼턴 공연의 러닝타임 60분은 턱 없이 부족했다. 특히 첫째날엔 늦어진 공연 시간에도 앙코르를 외친 팬들의 마음까지 외면 당했었다.

반면 첫 째날 유미·정홍일과 바크하우스 등 게스트 공연 러닝타임만 100분에 달했다. 두 게스트의 잘못은 없다. 하지만 국내 가수들의 콘서트가 아닌 볼턴의 내한공연을 보러 온 팬들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두 팀의 긴 공연 시간에 당황스러웠했다. 유미·정홍일 그리고 15일 공연의 소향·K2 김성면 등 게스트 출연이 미리 예고됐긴 했다.

하지만 두세 곡가량 부르며 무대를 예열하거나, 볼턴에게 잠시 휴식 시간을 주기 위한 게스트로 대부분의 관객들은 예상했다. 더욱 게스트 가수들이 볼턴과 딱히 인연이 있는 가수들이 아니었다는 점도 의아함을 샀다. 소향이 2014년 KBS 2TV '불후의 명곡 - 마이클 볼튼' 편에 출연한 정도다.

이번 볼턴의 공연은 사실상 합동공연 형식에 가깝다. 이런 내용들이 사전에 공지됐다면 이번 비판이나 논란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예고가 됐다면, 볼턴 팬들이 티켓은 덜 샀을 것이라고 콘서트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해외 팝스타의 내한공연에 국내 가수가 게스트로 등장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물론 국내 가수가 해외 가수의 내한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해 큰 호응을 얻은 모범 사례가 있긴 하다.

2011년 3월10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당시 악스홀)에서 펼쳐진 영국 싱어송라이터 코린 베일리 래의 첫 단독 내한공연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 2017년 9월1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에서 깜짝 등장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다.
[서울=뉴시스] 14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마이클 볼턴 내한공연 현장. 2023.01.15. (사진 = KBES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4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마이클 볼턴 내한공연 현장. 2023.01.15. (사진 = KBES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유는 데뷔 전부터 래를 자신의 롤모델로 손꼽았다. 당시 짧게 오프닝 무대를 꾸미고 공연 중간에 '풋 유어 레코즈 온'을 래와 듀엣했다. 방탄소년단은 당시 미국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의 대표곡 '클로저'를 함께 불렀는데, 체인스모커스는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의 수록곡 '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를 협업하기도 했다.

볼턴의 이번 공연을 찾은 한 관객은 인터파크 티켓에 "게스트가 나온다고 하면 보통 호스트랑 듀엣을 부른다든지 오프닝이든 무대 변경 할 때 나오는 거 아니냐"고 쓰기도 했다.

인터파크티켓 평점은 첫째 날 공연이 끝났을 때 10점 만점에 2.1점에 불과했다. 볼턴이 첫 날과 달리 앙코르를 한 두 번째 날 공연 이후엔 3점으로 다소 올랐으나 역대 내한공연 중 여전히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음향이 잘 들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았다. 하울링 등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첫 날 공연에 대해서 환불 요구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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