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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바이든 취임축시 학교 금서목록에 포함시켜

등록 2023.05.25 07:57:25수정 2023.05.25 08: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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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수상자 고먼의 "우리가 오르는 언덕"

주 교육청에서 초교 독서 금지물로 지정

세계적 인기모았던 시인은 "투쟁 선언"

[AP/뉴시스] 플로리다주에서 어린이들이 읽는 것을 금지한 바이든 취임식 축시를 2021년 1월 20일 취임식에서 어맨다 고먼이 낭송하고 있는 모습.(AP자료사진). 202305.25.

[AP/뉴시스] 플로리다주에서 어린이들이 읽는 것을 금지한 바이든 취임식 축시를  2021년 1월 20일 취임식에서 어맨다 고먼이 낭송하고 있는 모습.(AP자료사진). 202305.25.

[포트 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청소년 시인 어맨다 고먼이 낭독했던 자작시가 플로리다주 사우스 플로리다의 초교에서 한 학부모의 문제제기를 이유로 독서물 금지 목록에 포함돼 24일(현지시간) 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항의에 나섰다.

2021년 1월 20일 취임식 당시 17세의 청소년 시인 대상 수상자였던 흑인 소녀 시인 고먼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나의 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 The Hill We Climb)에  대한 플로리다주의 이번 결정에 대항해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말 참담하다.  어린이들이 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어린이의 자유 사상과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헌법적 기본권의 위반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17세에  '청소년 시인 전국 계관시인"( National Youth Poet Laureate)으로 선정되었던 고먼은 그 취임 축시를 쓴 것은 "모든 아이들이 (취임식이란) 역사적 순간에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 행사 이후에는 자기들도 각자 시를 써보겠다고 다짐하는 수 많은 어린이들의 편지와 동영상 메시지가 전국에서 답지했다고 말했다.

고먼은 바이든 취임식 이후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에 로버트 프로스트 시인이 초청된 이후 고먼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시를 낭송한 최연소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고먼의 시 " 우리가 오르는 언덕"에는 성경의 구절에서부터 "해밀턴" ( 미국 건국의 영웅 해밀턴을 다룬 인기 뮤지컬 )의 일부,  케네디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연설문을 연상시키는 울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시의 시작은 " 우리는 어디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까 / 이 끝없는 어둠과 그늘 속에서.."이며 고먼은 자신의 시와 삶의 모습에서 그 해답을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종자들이 1월6일 미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고먼은 그 시를 절반 쯤 완성한 상태였다.  그래서 바이든대통령 취임 축시의 메시지에서도 "미국의 분열과 불화의 증거"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일에 대해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교육구청의 애나 로데스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 그 시와 시가 실린 시집들은 아직도 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미디어 센터에는 목록이 올라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독서물에 대한 금지는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유독 플로리다주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디샌티스 주지사의 정부는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거나 읽는 책들로 부적절하다는 일부의 항의가 있을 때마다 책에 대한 금지나검열을 실시해서 전국적인 항의 소동의 원인이 되었다.

[유엔본부= 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하시를 써서 낭송했던 어맨다 고먼이 2022년 9월 19일 유엔본부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독려하는 시 "SDG 모먼트"를 낭송하고 있다.

[유엔본부= 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하시를 써서 낭송했던 어맨다 고먼이 2022년 9월 19일 유엔본부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독려하는 시 "SDG 모먼트"를 낭송하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4일 대선출마를 발표했으며 평소에도 인종차별, 성적 취향과 성별에 따른 차별 정책에 크게 의존해왔다.  자신이 보수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공화당 대선후보 프라이머리 선거에서도 그들의 표를 얻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커린 잔피어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고먼의 시를 금지한 플로리다주의 결정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바이든과 바이든 행정부는 고먼의 편에 서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연소 계관시인인 고먼이 취임식에서 발언(시낭송)을 해준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이나 시를 금지한다는 것은 검열제도와 같다.  미국 국민의 자유, 미국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전국민이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마이애미 데이드의 공립학교인 K-8 초교의 예세니아 마르티네스 교장은 이 문제에 대한 AP의 이메일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학교의 이름은 플로리다주의 전 민주당 상원의원이며 주지사였던 밥 그레이엄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고먼의 시와 시집들에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한 학생의 모친 데일리 살리나스는 '마이애미 헤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자기는 어떤 책에 대해서도 검열이나 폐기를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교재들이 아이들에게 적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고먼의 시에 대해 어떤 부분에 반대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불만 제기에 학교측은 교사 3명과 도서관 전문가, 상담지도교사 한명과 교장을 포함해 긴급 교재검토위원회를 마련하고, 책이나 자료가 연령에 적합한지, 모든 학생들에게 읽혀도 되는지를 결정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검토 결과 위원가운데 4명은 이 시와 책이 중학생에게 더 적합하며 잘 맞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래서 학교 미디어 센터의 중학생 부문 목록에는 여전히 남겨두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먼은 페이스북을 통해 "금지된 모든 작품과 책의 저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서 자기 작품이 책꽂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해 왔다.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게다가 검열에서 걸린 대다수 책들은 백인이 아닌 인종이나 성소수자들의 저작물들이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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