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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나오는 디즈니 영화 보여준 美교사 '사임'

등록 2023.05.26 21:37:18수정 2023.05.26 21: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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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관련 교육 금지' 플로리다洲 법안 위배로 조사

이세계 탐험 애니메이션…동성 좋아하는 10대 소년 등장

처분 결정되지 않았으나 사임 의사 밝혀 이달까지만 근무

[서울=뉴시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플로리다 한 학교의 교사가 성소수자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교사는 사직서를 제출해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Disney/AP 제공) 2023.05.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플로리다 한 학교의 교사가 성소수자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교사는 사직서를 제출해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Disney/AP 제공) 2023.05.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성소수자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수업 시간에 보여줬다는 이유로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던 미국의 교사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에르난도카운티 와인딩워터스K-8학교의 교사 제나 바비가 2022년 5학년 대상 수업 중 디즈니 영화<스트레인지 월드>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신고당해 플로리다 교육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녀는 결국 사직서를 제출해 이번 달까지만 근무하게 됐다.

디즈니에서 제작한 <스트레인지 월드>는 환상의 생물들이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에 오가는 주인공들의 탐험 일대기를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해당 영화에서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10대 소년이 등장한다.

바비는 지난해 생태계와 환경에 관한 수업과 영화의 내용이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해당 영화를 수업 시간에 상영했다.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학교 이사회의 회원인 엄마에게 해당 사실을 전했고 바로 교육위원회에 신고됐다.

에르난도카운티는 "학부모의 항의에 대한 조사 결과 교사가 영화나 비디오를 보여주기 전에 학교의 행정적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절차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당시 바비는 자신이 1년 차 신임 교사이며 동료 교사들로부터 특정 영화의 상영 승인에 관한 절차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바비를 신고한 샤넌 로드리게즈 교육위원회 위원은 바비가 진행한 수업이 이른바 '게이라 말하지 말라(Don't Say Gay)'라고 불리는 플로리다주의 학교내 성소수자(LGBTQ) 관련 교육 금지 법안에 위배돼 해당 영화 상영 건을 주 공무원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2022년 3월 플로리다주지사 론 디샌티스는 관련 법안에 서명하며 "부모의 한 권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샤넌은 5월 초 학교 이사회에서 "학교 자료로 승인되지 않은 영화를 보여줘 10살짜리 아이들의 순수함을 해쳤다"며 "나는 우리의 훌륭한 교사를 모두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우리 교직원들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플로리다주의 해당 법안은 처음에는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 적용됐지만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가 지난달 대상 범위를 전 학년으로 확대했다. 이 법안을 위반한 교사는 정직 혹은 교직 면허 취소 처분이 이뤄진다.

바비는 법이 자신의 학년까지 확대됐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바비는 관련 조사를 위해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으며 처분이 결정되기 전 이미 사직서를 제출해 이번 달 31일까지만 근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바비의 조사에 항의해 에르난도카운티 교육위원회에서 샤넌을 해임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서는 2주 만에 1만6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한편 에르난도카운티 교육구는 오는 30일 회의를 앞두고 교육위원회 회의가 중단 없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구는 회의 장소를 변경하고 추가적인 금속 탐지기를 통한 가방 검사를 진행하며 이것은 "교실에서 디즈니 영화 상영을 둘러싼 언론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평소보다 더 많은 회의 참석자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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