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로 간 동남권신공항
재검증 과정 ‘격랑’ 예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운명이 국무총리실에 맡겨졌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동남권의 항공수요에 대처할 새 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을 늘리기로 한 국토교통부 계획에 부산·울산·경남지역의 강력한 반대로 국무총리실에서 재검증키로 한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송철호 울산시장·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20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김해신공항’이 적정한 지 총리실에서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함에 따라 부산지역 상공인들과 사회단체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대구시·경북도가 거세게 반발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이 새 국면을 맞았지만 시작부터 격랑에 휩싸여 이낙연 총리도 양측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울·경 광역지자체들이 합의하면 순탄하게 재검토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기대했던 '동남권관문공항 건설'이 실현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울산·경남은 “24시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반면 국토부와 대구·경북은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 합의로 결정된 김해신공항을 재검토하게 되면 엄청난 갈등을 빚게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16년을 끌어 오던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은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하고 세계적인 전문기관의 용역을 거쳐 결정된 국책사업인 만큼 총리실의 재 검증을 두고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해신공항’ 무엇이 문제인가 ‘김해신공항’의 입지는 2016년 6월 국토부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 용역을 맡겨 검토한 끝에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추가 건설키로 하고 추진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김해공항 확장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해 다시 불이 붙었다. '김해신공항'은 그동안 제기돼온 김해공항의 소음과 안전, 야간 운영 제한 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부·울·경 3개 시·도는 작년 10월부터 광역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 5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체 검증단을 꾸려 문제점을 조사해 지난 4월 "김해신공항이 실질적인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부·울·경은 ▲장애물없는 ‘안전한 공항’ ▲소음피해 없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 ▲미래수요를 반영한 ‘확장성 있는 공항’ ▲동남권 품격에 걸맞은 ‘관문공항’ 을 요구하고 있다. 검증단은 계획된 신설 김해신공항 활주로의 진입로에 임호산 등 장애물이 항공기 안전기준에 맞지 않고, 김해신공항 소음 피해지역이 2만3000여가구에 이르지만 기본계획엔 피해 규모가 축소·왜곡됐다고 지적했다. 활주로 길이도 국토부 내부 기준을 적용하면 최소 3700m가 필요한데도 3200m로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소음 공해 대책과 동남권지역의 숙원인 24시간 운영가능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될 경우 지역의 반발로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큰 걸림돌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6일 “동남권신공항은 실질적인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동안 정치적으로 잘못 결정된 국책 사업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관문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동남권신공항’ 어떻게 돼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김해신공항 재 검증'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총리실이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해도 양측의 입장이 첨예해 전문가 구성 및 검토 과정에 갈등의 불씨가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던 2013~2016년 부·울·경과 대구·경북 등 동남권 5개 지자체간 "정부의 연구용역 결정에 따르겠다"는 합의를 뒤집을 명분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국토부는 당초 2021년 '김해신공항'을 착공해 2026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2월 공항건설 기본계획(안) 수립 후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번 총리실의 재 검증으로 동남권관문공항의 입지를 새로 정할 경우 신공항 건설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남권 신공항 재검증' 찬·반 논란 동남권신공항으로 ‘김해신공항’이 적정한 지 재검토하겠다는 국토부 발표에 대해 대구·경북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영남권이 아닌 지역의 중견 정치인들 중에는 “신공항 건설은 지역이기주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 이익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 건설특위는 25일 영남권 신공항 정치도구화 시도를 강력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영남권신공항은 5개 시·도 합의로 추진하는 상생협력사업”이라며 “이를 뒤엎어 버린다면 어떠한 지역과도 공동발전을 위한 상생사업이 추진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구의 '남부권 관문공항 재추진본부'는 24일 "대구·경북이 배제된 '김해신공항' 재검토 합의는 무효"라며 "TK와 PK 간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영·호남이 상생하는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공론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영록 전남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인천 계양을)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지지를 표명했다. 인천시장 출신인 송 의원은 24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 협력-해양수도 부산과 동남권 관문공항을 중심으로’라는 특별 강연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간사이공항을 나리타공항의 대체 관문공항으로 만든 일본’의 예를 들며 “동남권 관문공항은 인천공항과 상생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재)부산호남향우회 체육대회 축사를 통해 “부산과 전남이 함께 발전하려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남해안권 관광벨트 조성 등으로 교류·상생해야 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김해공항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이 가덕신공항 건설을 제기했던 부산지역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정치적 논리로 채택된 ‘김해신공항’ 대신 지역정서를 감안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해야할 상황인데도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동남권신공항’에 대해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문제가 내년 4월 총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속앓이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울·경 800만의 염원인 '24시간 운용가능한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기대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대표와 지역 정치인들이 동남권 관문공항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동남권관문공항이 실현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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