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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하수 증산 공방
"정당한 권리" vs"억지 논리”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제주지하수 증산 논란이 제주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공항은 제주도 지하수를 활용해 대한항공·진에어 승객에게 기내 음료로 제공하는 먹는샘물(제주퓨어워터)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사업자 측은 지난 4월 국제선 이용객의 증가로 공급량이 부족하다며 도를 상대로 1일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100t에서 150t으로 늘려달라는 요구를 했다. 도는 지난 6월30일 지하수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자의 증산 요구를 반영한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제주시민사회단체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허가는 제주특별법상 ‘지하수는 공공자원으로써 사적인 개발·이용을 통제한다’는 공수화(公水化) 정책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가 지난 21일 상임위 회의에서 해당 동의안을 가결하자 시민단체와 한국공항 간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공항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지하수 증산은 한국공항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때부터 증산 논란의 쟁점은 '공수화 정책 위배'에서 '헌법 위배'로 옮겨간다. 한국공항 측은 지난 25일 오전 제주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지하수 증산 요구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도의회 본회의에서 해당 동의안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한국공항에 따르면 지난 1993년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받았으나 실제 사용량이 허가량에 미치지 못해 1996년 1일 100t로 하향 조정됐다. 그 사이 1995년 제주도의 공수화 정책이 제정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공항은 만약 제주도가 제·개정된 법령을 근거로 사업자가 기존에 취득한 기득권(1일 취수허가량 200t)을 제한한다면 헌법에 명시된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당초 허가량인 1일 200t까지의 증산은 적법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측은 “비상식적인 억지 논리”라고 반박한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팀장은 “법이 일단 제정되면 그때 허가받은 양이 기준이 되는 것이지 그전에 200t를 허가받든 1000t를 허가받든 그걸 가지고 법리를 따지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결국 한국공항의 주장은 200t까지 증량해달라는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하수 자원은 제주특별법에 의해 지자체장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 도지사가 지하수 증산뿐만 아니라 개발 자체를 불허해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며 “헌법을 위배한다는 사업자 측의 주장은 억지 논리”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한국공항이 취수 허가량 축소에 대해 문제를 삼고 싶다면 당시 1996년에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20년도 지난 지금 축소 이전 허가량을 근거로 증산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기엔 불충분하며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자가 주장하는 소급적용이라는 해석이 아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200t의 취수허가량을 받았을 당시 허가권자는 시장이나 군수에게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제주도의 지하수는 공공자원으로 특별법에 명시됐고 도지사의 관할로 포함됐기 때문에 새롭게 해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과 시민단체의 공방 속에서 도의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증산 동의안을 수정 가결하며 일단 사업자 측의 손을 들어주자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제주경실련, 국민의당 제주도당 등 제주 사회 각계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민 여론이 점차 악화되자 의원들은 동의안의 가부 결정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5일 본회의 개최에 앞서 예정에 없던 의원 총회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신관홍 도의회 의장은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동의안 상정 보류를 요청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총회를 열게 됐다”며 “총회 결과 다수의 의원들 역시 (상정) 보류를 원해 다음 임시회로 (동의안 상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동의안 상정 보류로 인해 한국공항 지하수 증산 논란은 올 가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susi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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