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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부터 모둠벌초까지"
 제주 추석 어떻게 다를까

올해 추석 연휴는 대체휴일을 포함해 총 5일이다. 제주도는 '민족 대이동'이라 불릴 만한 꽉 막힌 귀경길 정체는 찾아볼 수 없지만, 명절 준비만큼은 여느 지역보다 철저하다. 이미 벌초를 끝낸 무덤이 차례를 지내고 찾아온 자손들을 반기는 풍경은 육지부 명절 풍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을이 만들어 낸 풍성함이 정점에 달한 추석 연휴에는 제주에서도 그해에 갓 수확한 결실로 제를 지내고 가족과 친지, 이웃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다. 다만 섬 지역 특성상 육지부와 다른 몇 가지 명절 풍습은 찾아볼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풍요의 시기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 음력 8월1일이면 친척들 모두 모여 '모둠벌초' 추석이 가까워지면 '괸당'들의 마음이 바빠진다. '괸당'은 친인척을 일컫는 제주 사회를 관통하는 짧은 상징이다. '마을 내에 매놈(완전한 남)이 없다'는 이 괸당을 이해해야 제주인들의 삶이 보인다고 할 정도다. 음력 8월1일이 되면 8촌 이내의 친척들이 모여 가장 윗조상부터 차례대로 벌초를 시작한다. 이때 친척들이 모두 모여 벌초를 한다고 해서 '모둠벌초'라고 부른다. 벌초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행해지는 전통적인 풍습이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이 벌초를 이사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신구간과 더불어 유별날 정도로 끔찍하게 챙긴다. 이때는 그저 그런 동네 삼촌이 아닌 진짜 삼촌들이 총출동해 선산을 가득 메운다. 모둠벌초를 통해 서로가 피로 연결된 끈끈한 연결체임을 확인하며 제주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 '양애'와 '메밀' 제주 차례상의 별미 화산분출로 이뤄져 척박한 제주의 땅에도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물론 제주의 가을은 육지의 가을과는 사뭇 다르다. 추석 때쯤 되면 수확하는 제주의 가을 채소는 풍요롭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특색있는 먹거리를 선사한다. 그 먹거리가 바로 '양애'다. 양하와 양애끈, 양회간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아시아 열대지방이 주산지인 생강과의 식물을 말한다. 양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 제주도다. 수확 시기도 추석 시기와 맞물려 제주의 가을 차례상 한구석을 차지하는 자연스런 음식 재료가 됐다.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 양애를 고기 산적을 만들 때 함께 꿰어 먹었다. 제주 사람들은 산적은 물론 된장국에 넣거나 장아찌로도 만들어 먹었다. 또 이른 봄에는 죽순처럼 돋아나는 새순을 따 한 꺼풀씩 벗겨서 쌈으로도 즐겼다. 양애 말고도 원나라 지배시절 들어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메밀도 추석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요즘은 오일장같은 재래시장 한켠에서 고소한 냄새를 피우는 주전부리도도 인기인 '빙떡'이 제주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다. 이 빙떡과 일종의 메밀 수제비인 '메밀 조배기'도 제주 차례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통 음식이다. ◇ 제주 추석 차례상은 이렇게 차려요 제사 음식을 뜻하는 '제수'로 제사상을 차리는 일을 진설이라고 한다. 제수는 보편적인 재료로 채워지지만 지역적으로나 가정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별한 지리적 조건이 가미된 이색적인 음식들이 제수로 사용된다. '옥돔'은 제주도 제수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제사가 많은 제주도는 추석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쓰기 좋게 말려놓은 옥돔이 늘 가정집에 준비돼 있다. 가장 이색적인 음식은 역시 빵이다. 빵 가운데서도 '카스텔라'가 제수로 사용된다. 명절이 다가오면 동네 빵집마다 큼지막하게 카스텔라를 구워 진열장에 내놓는다. 카스텔라가 차례상에 오르게 된 이유로는 벼농사가 어려웠던 제주에서 쌀떡과 보리빵과 대신 술빵의 일종인 상외떡을 차례상에 올렸던 문화가 변형됐다는 설이 있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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