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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세월호 10주기 르포]

 10년전 그 바다를 마주하다
"엄마 꿈에 한번만 찾아와줘"

"제발 엄마 꿈에 한 번 찾아와다오. 너무도 보고싶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10시30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현장. 해경 3015 경비함정(3000t급)을 타고 참사 해역에 도착한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들은 무정한 바다를 바라보며 자식을 하늘로 먼저 보낸 참척(慘慽)의 고통을 토해냈다. 그렇게 '잔인한 4월'은 또 다시 찾아왔다. 희생자 가족과 지인 37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목포해경 전용 부두에서 경비함에 올랐다. 뱃길로 약 90㎞, 3시간을 꼬박 달려 10시 30분께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정확히 10년 전 오늘. 깊은 바닷속 세월호가 가라앉은 자리에 놓인 노란색 '세월호 부표'는 흐르는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한 듯 녹이 짙게 슬어있었다. '우리의 시계는 그날에 멈췄것만.' 선체 헬기착륙장 갑판에 올라 부표를 바라보는 유가족들의 눈에는 허망함과 처연함이 서렸다. "선상 추모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동 묵념." 가까스로 눈물을 참던 이들은 추모식이 시작되자 천천히 고개를 떨궜다. 이어 가족들은 그날 희생된 단원고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불렀다. 헌화를 위해 저마다 국화꽃을 손에 쥔 유가족들은 선체 난간으로 모였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너무도 보고싶다. 미안하다." 미안함의 흐느낌과 함께 가족들의 손을 떠나 바다 위로 떨어진 국화꽃 수십여 송이가 눈꽃처럼 가라앉았다. 문득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채 차디찬 바닷속에 가라앉은 여린 꽃송이들이 떠올랐을까. 10년 전 세월호를 집어삼킨 야속한 바다 위에서 유가족들은 가슴 깊이 꾹꾹 눌러온 설움을 쏟아내고 말았다. 고통을 나누려는 듯 유가족들은 이내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들의 애끓는 울음, 통곡의 절규는 망망대해로 흩어져 되돌아오지 않았다. 선상추모식을 모두 마치고 경비함이 뱃머리를 돌릴 때도 유가족들은 노란색 부표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엄마가 미안해. 또 올께." 이미 젖을 대로 젖어 살갗을 비추는 하얀 면장잡을 다시 눈가로 가져간 한 유가족은 매년 되풀이하는 약속을 다시 한 번하면서 작별을 건넸다. 고 김빛나라(2학년3반)양의 아버지 김병원씨는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날이 벌써 10년이 다 됐다"며 "아이들과 우리 부모들은 언제끔 세월호에서 벗어 나올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세월호의 잘못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책임자 처벌도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참사 속에 자식을 떠나보내고 눈물 속에 살아가지 않게,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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