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뉴시스

영수회담 실무회동 또 '빈손'
"의제 없이" vs "사전 조율"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회담을 위한 2차 실무회동 가졌으나 이견만 확인했다.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채상병 특검법 등 구체적인 의제를 제시했으나 대통령실이 검토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은 사전에 의제 조율이나 합의 없이 두 사람이 만나 자유롭게 국정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차에 걸친 실무 협의 동안 사전 의제 설정 자체를 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3차 실무협의 개최 가능성마저 낮아보여 영수회담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의제 없이 회담을 하자는 것이지만 역대 영수회담에서 의제를 조율도 않고 만나는 경우는 드물어 민주당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만나 영수회담을 위한 2차 사전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차순오 정무비서관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배석해 40여분 간 양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홍 수석은 민주당 측과 회동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측에)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조율이나 합의가 필요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알렸다. 이어 "대통령과 야당대표의 만남은 시급한 민생과제를 비롯하여 국정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든 들을 수 있다는 입장이고 이재명 대표 또한 총선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는 마찬가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고 했다. 특히 "이는 대통령과 야당대표가 만나서 형식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말고,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고 다양한 대화를 해달라는 국민 여론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민생회복지원금, 채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사과, 추경 등 '각론'식의 의제를 조율하고 결론을 내놓는 형식은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민생현안과 국정 현안 두 가지로 나눠 각론적인 의제를 만들어왔는데 거기에 구체적인 답을 하기 보다는 모든걸 열어놓고 대화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민주당이 의제로 내건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채상병 특검을 거론하며 "어떤 것은 수용, 불수용, 부분 수용이렇게 답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국회법에 위반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대통령께서 결정을 할 수 없는 부분까지 들어가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인 문제도 있거니와 구체적으로 사안별로 접근하고 회의를 한 영수회담 사례가 없다"며 "광의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을텐데, 저희측 제안이 오히려 효율적인 영수회담의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10개 과목이 있다면 몇 과목이라도 답안 작성을 하고 만나자는건데, 저희는 하나하나씩 나눠 이야기 하지 말고 두분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여당, 야당, 그리고 대통령실이 할일이 나온다면 후속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대국민사과에 대해 대통령실이 불쾌함을 표했나는 질문에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없다. 민주당 쪽에서 누군가 말씀하신것 같다. 이재명 대표께서도 두분이 마주 앉으신다면 그런 말씀은 하시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측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오지 않았다는데 불만을 표하면서 성공적 영수회담을 위해 의제를 검토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 본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 제시하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준비회동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제시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회의를 진행했는데 대통령실이 저희에게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의 검토 결과를 제안해주고 거기에 대해 회담을 제안했다면 훨씬 성과적 회담이 진행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천 비서실장은 영수회담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정은 논의되지 못했다"며 "대통령실에 저희가 제안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저희가 공유하고,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의제 내용에 대해선 "세부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총선 시키기부터 그 이후 여러가지 메시지나 이런 걸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왔으니 그 범위 안에서 여러분이 판단해달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수용하지 못하는 의제는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총선의 엄혹한 민심은 민생을 살리고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용 있는 회담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실무 회동 결과를 놓고 지도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한 뒤 대통령실에 당의 입장을 전할 방침이다.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