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교육/취업/노동

21세기 권리장전급 심리학, 앤드루 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4-12-27 13:00:55  |  수정 2016-12-28 13:52:14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미국의 작가 겸 저널리스트 앤드루 솔로몬(51)이 10년에 걸쳐 쓴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부모와 다른 아이들’(Far From The Tree)이다. 미국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책이다.

 300가족 이상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했다. 게이, 청각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등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들을 말한다.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특징들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분류하자고 제안한다.

 개인의 특징적 상태는 모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 안에서, 그리고 도 넓은 사회 안에서 차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은 우리 대다수에게 공통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문제의 보편성을 인지하고 수많은 다양한 가족들이 서로의 유사성을 이야기한다면, 그동안 그들을 괴롭혀 왔던 문제가 다른 모든 사람을 괴롭히는 문제와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본다. 바로 처음에 아이를 갖기로 하면서 상상했던 것과 다른 아이가 태어나는 문제다.

 솔로몬은 ‘다양성’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준다는 놀라운 명제를 제시한다. 책에서 다뤄지는 갖가지 특징들은 본질에서 별개이지만, 그로 인해 가족이 경험하는 차이는 거의 모든 장(章)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의 승리만큼이나 보편적이다. 관대함과 수용, 인내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근간에는 사랑이 모든 편견을 초월할 수 있다는 통찰이 있다.

 인간성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다양한 사례에서 드러나듯, 인간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조차 매우 인간적일 수 있다. 방치했다면 짐승에 가까웠을 숱한 아이들이 용감하게 대처한 부모들 덕분에 인간성을 발현했다. 그리고 비교적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부모는 인간성 스펙트럼의 최외곽에 위치한 아이들에게 사회가 감히 제공할 엄두도 못 낼 수준의 보호와 치료 그리고 사랑을 제공한다. 극도의 헌신과 희생이다.

 ‘차이’가 유발하는 경험을 우리는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팔다리가 짧지 않은 이상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의학적 문제들, 불편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때로 자폐증에 대해 꽤 낭만적인 관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환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천사 같은 아이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폐증은 다른 어떤 장애나 차이보다 단연 많은 자식 살해를 유발한다. 자폐증 아이는 부모를 미치게 한다.

 우리는 평소에 대체로 환영을 보거나 환청을 듣지 않는다. 이러한 경험은 ‘헛된(幻)’ 것으로 치부되지만, 실제로 이를 경험하는 사람은 실제와 허상을 구별할 수 없다. 그들은 심지어 자신이 없는 것을 보고 듣는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지만, 보고 듣는 것이 실제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는 없다. 미쳐서 그런 게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그렇다. 특정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는 사람들에게도 뭔가 본질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분명히 있으며 솔로몬은 정체성 차원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면서 남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극단적으로 소아성애도 정체성일 수 있다. 소아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이것은 정신병이다. 성폭행이 범죄이며, 소아에게 행해졌다면 더욱 잔인한 범죄일 것이다. 솔로몬은 정체성이 옳고 늘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분명 옳고 그름의 경계에 선 정체성들이 있다. 다만 솔로몬은 바로 이것이 우리가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론, 인간 세계의 불협화음을 다스릴 수 있는 도구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극한 경계에 선 어떤 이들도 극도의 인간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극단적으로 ‘다른’ 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만함을 확인함으로써 우리는 인류를 보는 관점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솔로몬이 선언했듯 ‘다양성’은, 극단적인 ‘차이’는 결과적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준다. 지극히 대담한 명제를 담은 이 책은 이제 우리를 이전과는 다른, 좀 더 ‘인간적’인 세상으로 인도할 것이다.

 지극히 독창적인 한 사상가의 보고서인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관대함과 수용, 인내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근간에는 사랑이 모든 편견을 초월할 수 있다는 통찰력이 존재한다. 이 결정적이고 계시적인 책은 인간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확장할 것이다. 고기탁 옮김, 1권 872쪽·2권 760쪽, 각권 2만2000원, 열린책들

 tekim@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