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지침있지만 여건 따라 준수 여부 달라
"무질서한 상황, 환자도 의료진도 다 힘들어"
"무질서한 상황, 환자도 의료진도 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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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박광온 기자 =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광역상황실을 통한 중증환자 이송체계 개편을 시도하는 가운데 새롭게 만들어질 지침에 대한 신뢰와 협조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부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은 119 구급대가 아닌 광역상황실이 이송 병원을 선정하고, 위급한 경우를 대비해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증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의료기관을 헤매는 현상은 꾸준히 지적돼왔던 문제다. 소방청 119구급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119구급대 현장 출동 이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된 환자는 2023년 11만3081명, 2024년 13만3683명으로 매해 10만명 이상에 달한다.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최종 치료 역량과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필수의료 관련 수가 등의 대책이 종합적으로 작동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송 단계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건 지역별로 어떤 환자를 어느 병원으로 이송할지 미리 정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좀 더 급하다고 생각했던 건 환자도, 구급대원도, 의료진도 서로 약속없는 무질서한 상황에서 서로 다 힘들다는 것"이라며 "지역의 한계 내에서 약속을 하고 가자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도는 119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도 각 지역별로 어떤 환자를 어느 의료기관으로 이송할지 지침은 마련된 상태다. 단 지침의 준수를 놓고는 지역별로 격차가 있다. 이 공공의료정책관은 "지역별로 지침을 갖고 있지만 최대한 지키려고 하는 지역도 있고 사실상 지역에서 그냥 알아서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일부러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이나 수술 가능한 장소, 병실 등이 준비되지 않으면 환자를 받아도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 김재혁 전남 성가롤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환자를 받았을 때 끝까지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눈에 보이면 의료진은 두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현장 의료진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인데 결국 지역에서 지침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협조를 하느냐, 지침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가 얼마나 확보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확충과 필수응급의료 인력 확보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관련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좀 더 구체화하고, 표준화하고, 절차화해서 서로 공유를 하자는 건데, 룰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인프라 확충과 같은 지원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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