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165년' 일해야 상위 0.1%의 연봉 번다…여성은 남성보다 '130일' 더 일해야
분 야 사회 게시일자 2026/02/26 11: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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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지난 30년간 한국의 GDP가 약 3배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는 소수에 집중돼 소득·젠더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옥스팜코리아는 '2026 옥스팜 도넛 리포트'를 발간해 조세와 복지, 젠더, 교육, 기후 위기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정부의 사회복지 비용은 OECD 평균보다 적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업 규모 ▲성별에 따라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의 격차가 2009년 2.4배에서 2023 4.1배로 크게 벌어졌다. 하위 50% 근로자는 상위 0.1%의 1년 연봉을 벌기 위해 165년 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같은 자산 불평등은 사실상 부동산 자산이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20% 가구가 전체 순자산의 63.1%를, 다주택자 상위 20%가 전체 주택 자산의 78%를 차지했다. 또 부동산의 가치가 증가하면서 보유 주택 수에 상관없이 부동산 불평등이 증가했는데, 이는 고가 주택의 절대 상승액이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리포트에서 "불평등은 특히 청년층의 삶을 파괴한다"며 "한국 청년 10명 중 8명은 부동산 등 재산의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이들의 부모 세대도 자녀들의 상향이동이 어렵다는 비관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평등은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 정책 선택의 결과"라며 "최근 한국 사회에서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급속하게 감소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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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불평등도 눈에 띄었다. 리포트는 "최근 몇 년간 성평등 정책은 정치적·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며 "남성과 여성 청년이 같은 사회경제적 압력을 받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성평등을 해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여성 고용률이 꾸준히 상승하고는 있지만 이것이 고임금 일자리와 직결되지는 않았다. 또 여성은 남성과 같은 연봉을 벌기 위해 130일 더 일해야 했으며 관리자·이사회에서 여성은 6명 중 1명, 국회의원 중 여성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특히 결혼과 출산이 소득 궤적을 바꾸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혼 후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평균 8.9% 감소하고 첫 자녀 출산 후 10년이 지나면 임금 격차가 33.4%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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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성평등 논의는 단순히 성차별의 여부와 관련한 소모적인 논쟁이나 갈등 프레임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청년 세대의 변화된 생애 설계 가치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성평등 사회는 여성만을 위한 사회가 아니"라며 "남성은 전통적인 생계 부양자 역할의 굴레와 압박에서 벗어나고,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의 위험 없이 역량을 발휘하며, 모든 세대가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또 "이러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일 중심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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