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헌재 "출입국 안면데이터 1억7000만건 민간 공유, 헌법소원 각하"
분 야 사회 게시일자 2026/02/26 17:08:57

청구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제약"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 결정
"사업 종료돼…권리보호 이익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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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부가 출입국 과정에서 취득한 생체정보 1억7000만건을 민간기업에 공유한 행위는 위헌이라는 주장을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26일 한국 출입국 기록이 있는 내·외국인 5명이 정부의 이른바 '출입국 심사 안면데이터의 이전 처리' 행위와 출입국관리법 3조·6조·12조의2·28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9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각하는 당사자 적격성 등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사건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가 지난 2005년 2월부터 2021년 10월 사이 한국을 출입국한 내·외국민 5명을 대리해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7월 "정부가 내국인 5760만건 및 외국인 1억200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와 민감정보인 안면식별정보를 처리하고, 민간기업에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 데이터로 제공한 것은 위헌"이라며 심판을 청구했다.

또 "(정부 등이) 개인정보를 법률적 근거 없이 의사에 반해 처리했다"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약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했다가 중단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구축사업'에서 비롯됐다. 출입국심사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얼굴인식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법무부는 출입국심사를 통해 수집·보유하고 있던 내·외국인의 얼굴사진 중 약 1억7000만건의 얼굴사진(안면데이터)을 사업에 공모한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데이터 학습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안면데이터는 국적·성별·출생연도 외에 나머지 정보는 비식별 처리했다.

헌재는 해당 사업이 이미 종료됐고, 수집된 안면데이터도 모두 파기된 만큼 문제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사건 이전행위와 관련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구축사업은 2021년 12월 31일 종료됐고, 이후 안면데이터 역시 파기됐으므로 위 이전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다"고 했다.

또한 "위헌심사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당해 사건을 넘어 일반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예외적으로도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출입국관리공무원의 생체정보의 활용이라는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어, 법률조항 자체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짚었다.

헌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 목적으로 안면데이터와 같은 개인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을 입법할 작위의무가 헌법상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불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며 이를 모두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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