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전쟁 강경 대응해 생존 넘어 주도권 확보"
"월드컵·선거 앞둔 트럼프, '전쟁 재개 피할 것' 판단"
"새 지도부 신중했던 전 지도부보다 훨씬 공격적"
"월드컵·선거 앞둔 트럼프, '전쟁 재개 피할 것' 판단"
"새 지도부 신중했던 전 지도부보다 훨씬 공격적"
|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이 헤즈볼라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직접적 보복에 나서면서 필요하다면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미국과 전쟁 재개를 촉발할 무모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 공격은 필요한 일이었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강력하게 보복해 생존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스라엘 공격은 이란 지도부의 입장이 공격적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미 싱크탱크 던(DAWN)의 오미르 메마리안 이란 전문가는 “이란은 긴장을 고조시킬 힘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전쟁 재개에 대비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체제 아래 지난 10년 동안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신중하게 대응했다.
2020년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장군을 암살한 것에 대해 제한적인 보복만 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도 카타르의 미군기지 한 곳을 공격하는 보복에 그쳤다.
또 최근 몇 주 사이 이란 당국자들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대체로 묵인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레바논 남부에 국한되는 한 이란은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이란이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헤즈볼라 본거지를 공격할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7일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습하자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이란 국가이익수호위원회 사데그 라리자니 의장은 "레바논 방어를 위한 이란의 공격은 군사적 대응을 넘어 전략적 독트린의 공식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항의 축 구성원 누구라도 공격받으면, 대응이 확대될 것이며 역내 세력 균형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항의 축'은 헤즈볼라를 포함한 이란 후원 민병대 세력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이란의 용어다.
이란은 민병대 동맹들을 방어하는 데 진심임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2024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했음에도 보복을 자제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제 이란 새 지도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서 걸프만 인접국 공격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믿는다.
공격적 대응을 통해 생존을 확보한 것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함으로써 전략적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란 새 지도부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적 전략에 더 잘 반응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난주 트럼프는 이스라엘에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근교 헤즈볼라 본거지를 공격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8일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교전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발언에 이란혁명수비대가 즉각 공격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을 지속하면 다시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마리안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관계를 시험하는 기회가 된다고 지적했다.
메마리안은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목표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트럼프를 압박해 이스라엘을 억제하게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란에게 헤즈볼라를 방어하는 문제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할 수 있어야만 이란이 걸프만 인접국에 집중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란은 또 이스라엘의 공격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헤즈볼라를 약화시키는 것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의 일환일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확보한 주도권을 잠식하려고 휴전을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란은 또 월드컵 축구 대회와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다시 전쟁에 뛰어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강력한 보복을 주저하지 않는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원의 파르잔 사베트 이란 전문가는 "이란은 트럼프가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설령 전쟁을 다시 벌이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