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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파산 위기

중국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일단 모면했지만 추후라도 또다시 위기상황이 닥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주목된다. 일단 부동산과 관련성이 적은 기업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철강업계 등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만약 헝다그룹이 파산한다면 국내 철강업계는 적잖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헝다그룹의 부동산 건설부문은 중국 280여개 도시에서 1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헝다그룹 파산이 건설부문의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의 경우 건설용 철강재를 직접 생산하진 않고 있다. 해외 자회사 중 베트남에 위치한 포스코 야마토 비나에서 건설용 강재를 생산하는데, 헝다 파산시에는 그 여파로 중국향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건설용 강재인 철근, 형강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들 또한 중국 건설 수요가 감소하면 자연스레 중국향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헝다 파산의 영향으로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로 유입될 경우 철강재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글로벌 철강 수요의 55%를 차지한다. 이 중 부동산 비중은 32%로 추정된다"며 "중국 부동산의 글로벌 철강 수요 비중은 17%로 (헝다그룹 사태에 따른)향후 방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실적에서 부진을 이어온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최근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인한 중국 내 경제 불안 우려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중국 승용차 소매 시장에서 4만1000대 가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양사 합산 시장점유율도 2.6%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코로나19로 판매가 중단되다시피 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 감소한 24만9233대에 그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판매부진에 중국 내 소비심리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헝다 사태가 심화될 경우 유동성 위기로 인한 중국의 경기 둔화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만큼 판매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수요는 코로나19 이후인 지난 3월에 최대치를 찍은 후 감소세로 전환됐고 현재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낮아진 상황"이라며 "중국시장 판매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로 인한 생산부족보다는 수요 둔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1년 중국 자동차수요는 2100만대로 코로나19 타격이 있었던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정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과 인적교류가 많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더라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리 영향 등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리 인상은 항공사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평균 금리가 1%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약 57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345억원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의 고정금리 차입금은 7조4000억원, 변동금리 차입금은 5조7000억원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중국과의 교류가 많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된 이슈로 국제경기와 경제 지표 변동에 따른 영향은 받을 것"며 "특히 금리 변동시 수백억원의 이자비용 증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상대적으로 별다른 피해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 위축 등으로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헝다그룹은 부동산,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 등에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산을 하더라도 당장은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장기적으로 봐도 헝다 사태가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진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망"이라며 "급격한 글로벌 소비 위축 현상으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지금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긴축 사이클과 더불어 헝다 사태로 대변되는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시장 위축이 중국 성장률을 더욱 둔화시킬 수 있다"며 "여기에 전력난과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조업차질 등은 중국 경기사이클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헝다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및 전력난 장기화 등이 중국 경기의 둔화 폭을 확대시킬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박정규 기자 | 이예슬 기자 | 류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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