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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재용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되면서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취업제한 족쇄'에서 벗어났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동시에 부회장에서 '부'자를 떼고 '회장'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직에 오른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에서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다른 그룹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1998년 별세한 뒤 회장에 취임했으며,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이후 회장직에 올랐다. 구광모 LG 회장은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2018년 6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도 이병철 선대회장이 1987년 타계한 이후 45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 본격적으로 경영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삼성전자에서 경영기획팀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쳐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9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에는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법제약이 해제된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다시 복귀,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관련 안건이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머로우소달리 출신 오다니엘 이사를 IR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오 부사장은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20년 동안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방어 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타계 후 삼성가(家)는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지만 삼성물산(18.13%)과 삼성생명(10.44%)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후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레저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연구실 고문을 겸직하며 사회공헌활동 사업 관련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재계를 중심으로는 삼성그룹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2014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며 기업을 이끌어왔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이젠 제대로 된 직함과 함께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유력한 시기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1일, 부친이 회장직에 올랐던 12월1일, 삼성그룹 창립기념일인 3월22일 등이 거론된다. 연말 사장단 인사를 마친 뒤 승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회장 승진과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건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2017년 3월 그룹 총괄 조정 기능을 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했다. 이후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업종 중심의 전담 조직(TF)을 운영 중이지만, 방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적폐'로 지적받은 미전실의 부활로 보여질 수 있다는 점에 조심스런 분위기다. 삼성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 등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BCG는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경영지원실 지원팀 산하에 사업위기관리(BRM·Business Risk Management) 조직을 신설했다. 이 부회장의 '뉴 삼성'에도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뉴 삼성'을 천명한 바 있다. 이후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으며 회사에 대한 준법감시 및 통제 기능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다. 특히 무노조 경영을 폐지, 최근 창사 53년 만에 노조와 첫 임금협약 체결식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청년SW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 중이다. 단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사와는 별도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고 있다. 복권 결정의 효력은 국정농단 사건까지만 미치며, 별개 사건으로 기소된 부당합병 혐의 공판은 계속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사면·복권 발표 이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감사하다"고 말한 뒤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 이인준 기자 | 동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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