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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어디로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가입한 6개월 만기 예금상품을 해지했다. 한 달 만에 타 은행에서 0.4%포인트 정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중도 해지시 손해 보는 이자 보다 갈아탈 때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더 높아 A씨는 미련 없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탔다. 수신금리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높은 이자를 찾아다니는 '금리 노마드족'들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금리노마드란 '금리'와 유랑자·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이자가 높은 곳의 예·적금을 들기 위해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는 이들을 일컫는다. 지금까진 저금리 상황이어 금리 노마드족들의 활동이 뜸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변동하는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이들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연준의 금리인상 후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한 달 새 바뀌었고, 이러한 전제조건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다음 금통위에서 한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넘어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려는 금리 노마드족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통상 금리상승기에는 예·적금 상품 만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예·적금 상품은 납입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높기 마련인데, 지금과 같이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할 때는 납입기간에 따른 우대금리 보다 금리를 높인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속도가 더 빠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입한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초기라면, 중도 해지하고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총 785조9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68조5434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17조3834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예금은 729조8206억원에서 746조6592억원으로 16조8386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은 38조7228억원에서 39조2676억원으로 5448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들도 금리 노마드족을 겨냥해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금융사들에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은행들간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4%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우리은행의 12개월 만기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9%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 연 3.80%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 연 3.56%,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는 최고 연 3.50%를 준다.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파킹통장이란 차를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맡겨 놓아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입출금 통장을 말한다. 인터넷은행에서는 하루만 맡겨도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 보편화됐다.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연 2.3%로 인상했고, 카카오뱅크는 '세이프박스' 금리를 연 2.2%로 0.2%포인트 높였다. 토스뱅크의 입출금통장 금리는 2%다. 저축은행에서는 3%대 파킹통장 상품도 등장했다. OK저축은행은 13일 최고 연 3.3%(세전)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OK세컨드통장'을 출시했다.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파킹통장'은 별도 조건 없이 5000만원까지 최고 연 3.2%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입기간이 짧으면 그만큼 금리가 낮게 제공되기 때문에 무조건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상품별 세부조건을 자세히 비교해 최대의 실리를 가져갈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옥주 기자 | 남정현 기자 | 강수윤 기자 | 신항섭 기자 |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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