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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①]MZ세대 맞춤형 인사제도 개편…동료끼리 평가한다

삼성전자가 5년 만에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으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인 만큼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사제도 개편안 2~3개를 마련해 사원협의회와 논의하고 있다. 논의 중인 개편안에는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제 도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삼성전자의 임직원 고가 평가는 ‘EX’(Excellent)와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개 등급으로 구성된다. 상위 10% 임직원만 가장 높은 등급인 EX 등급을 받을 수 있고 두 번째 등급인 VG 등급은 이후 25% 임직원에게 부여되는 식이다. 나머지 대부분 임직원은 GD나 NI 등급을 받게 되며 저성과자들은 UN 등급을 받는다. 평가 결과는 내년도 연봉과 승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편안에서 최상위 10% 직원에 부여하는 EX 등급은 유지하되 기존에 25% 비율로 한정했던 VG 등급 비율 제한 폐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율을 정해놓고 평가하는 기존 상대평가에서 최상위 10%를 제외하고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특히 동료평가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동료 평가제는 평가 대상자가 지정한 부서원에 점수를 받는 방식이다. 상급자의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팀내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칫 인기투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최종 확정 여부는 미지수다. 아울러 직급체계가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초 직원 승급 체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한 후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네 단계로 직급을 나누고 호칭은 기본적으로 '님'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팀장·그룹장·파트장·임원은 직책을 그대로 부르고 있어 직급을 아예 폐지하거나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번이나 직급이 내부 통신망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런 파격적인 인사 제도 개편은 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첫 사내 정비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1주기 때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면서 ‘뉴삼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공정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MZ세대 눈높이에 맞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기업 문화를 조성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체제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개편안을 우선 임원급으로 구성된 그룹장과 부서별 CA(변화관리자)에게 소개했다.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현재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 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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