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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소독제 없이 밖에 못 나가요"…습관된 개인방역 [코로나후일상①]

"이제 손 소독제 없이 외출하면 찝찝해요. 들고 다닌 적도 없었던 소독제가 이제는 일상용품이 됐어요." 직장인 김지성(30)씨는 외출용 가방에 늘 휴대용 손소독제와 종이비누를 챙겨 다닌다.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한풀 꺾인 만큼 개인 방역에는 더 신경 쓰기 위해서다. 김씨는 "최근 지인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보고 혼자서라도 방역에 철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외출 때마다 (개인 위생용품을) 챙겨 다니면서 2~3시간에 한 번씩은 꼭 쓴다"고 말했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마스크 의무 해제로 사실상 일상회복이 이뤄졌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손소독제와 손소독티슈 같은 개인 방역용품을 챙겨 다니는 것은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방역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데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당국 차원에서의 의무 조처가 느슨해지면서 개인 방역에 다시 한 번 고삐를 조여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김종협(37)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원 건물에 핸드워시가 비치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종이비누를 사서 학교와 학원에 들고 다니게 한다"며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니 원래 물티슈를 챙겨 다니는 것은 기본이었는데 거기에 손 소독제와 비누까지 추가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창에 '휴대용 비누'를 검색하면 적게는 수백 건에서, 많게는 수천 건의 리뷰가 달린 종이비누, 가루비누 등 제품이 나온다. 최근 작성된 후기 역시 적지 않다. 업계에서도 개인 방역용품이 일상용품으로 변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건강과 이웃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개인 방역 물품을 사용하는 것이 에티켓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용도 또한 알레르기와 황사·미세먼지 대비 등으로 확장되고 있어 개인 방역 물품의 일상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비록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에 비해 2021년 의약외품 생산액(마스크·손소독제 등 포함)은 감소하긴 했지만, 최근 5년간 의약외품 생산액은 10%대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2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마스크·손소독제가 포함된 의약외품 생산액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12.28%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2019년에는 1조6800억원 수준이었던 의약외품 생산액이 2021년 2조3400억원으로 39.29% 증가했다. 개인 방역 물품이 일상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허위·과대광고 등 불법행위는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말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에서 유통 중인 분사형 살균소독제 2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이 중 6개는 일반용 제품을 어린이용품용으로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1년 4월 살균소독제 등을 판매하는 838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합동 점검한 결과 부당 행위 98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당시 독감 예방, 아토피, 피부염 등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다고 하거나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를 '음용해도 위해가 없다', '피부자극 및 인체무해' 등으로 허위 광고한 제품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나 신종플루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을 막아준다는 광고 상당수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소비자가) 이러한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하고 관계부처 역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철휘 기자 | 김진엽 기자 | 정진형 기자 | 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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