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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하라"…잇단 요구에 기업들 입장은?[정년연장 명과암①]

국내 기업들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정년연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물가 인상과 고용 안정을 이유로 현재 60세인 정년을 2~5년씩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인건비 상승과 신규 채용 위축을 우려하며 정년연장에 반대해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조짐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정년연장을 최우선 과제로 담았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 노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임금 인상보다 관심은 정년연장에 쏠린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만 64세까지 늘리는 게 노조의 목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4월 설문조사에서 정년연장(66.9%)을 올해 교섭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의제로 꼽았다. 기아 노조 역시 만 62세로 정년을 2년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다른 범 현대가인 HD현대그룹 계열사 노동조합도 최근 정년연장을 담은 공동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삼성그룹 12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도 정년연장과 함께 이재용 회장과의 직접 단독 교섭과 기본급 10% 인상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올해 임단협에선 정년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년연장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생계가 불안한데 누구라도 더 오래 일하고 싶은 욕구는 똑같지 않냐"고 말했다. 반면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으로선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가 달갑지 않다. 정년연장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신규 채용이나 정규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전동화 전환에 나선 완성차업계의 경우 정년연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정년 연장의 비용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할 경우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15조9000억원(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간접비용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고령화와 노후연금 고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업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강주희 기자 |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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