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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1년 ③]반사이익 주목된 브랜드, 실익은?

사라진 일본맥주 대신 국산맥주 강세
테라·진로 앞세운 하이트진로, 승승장구
유니클로 대신 국내 SPA브랜드 주목

등록 2020.06.30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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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지난해 7월 초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어느덧 1년 가까이 됐다. 잠시 불매운동 바람이 불었다가 사그라들었던 과거 사례와는 달랐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번 운동은 일상에서 일본 제품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됐고, 불매운동 기업 리스트도 퍼졌다. 이와 동시에 대체품을 찾으려는 노력도 활발했다. 불매운동 홈페이지인 '노노재팬'에는 일본 브랜드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선 가장 대표적으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던 맥주의 경우, 아사히나 삿포로 등 일본맥주들이 순위권에서 밀려나고 국산맥주가 잘 팔렸다.

편의점 CU가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일본맥주의 분기별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 하락폭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불매운동 여론이 커지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80.9%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4분기에는 -95.2%로 매출이 더 빠졌다. 올해 1, 2분기에도 각각 -96.4%, -97.6% 역신장하며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수요 자체가 크게 줄었고, 편의점 업계에서도 국민정서를 고려해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한 영향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대신 일본맥주의 빈자리는 국산맥주가 채웠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보인 국산맥주는 하반기 들어 30% 가량 매출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40.1%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올 3월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의 매출을 역전했다. 2016년 9월 수입맥주가 처음 국산맥주 매출을 넘어선 이후 처음이다. CU에서 국산맥주 비중은 3월 50.3%, 6월 50.5%로 격차를 조금씩 벌리고 있다. 특히 국산수제맥주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일본맥주의 매출이 폭락한 지난해 하반기 전년 대비 매출이 241.5% 크게 상승했고, 올 1~6월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되며 390.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제품은 아니지만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먼저 창업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의 화살을 함께 받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대표 상품인 소주 '처음처럼', 맥주 '클라우드' 등이 불매운동의 타격을 받았다. 그 즈음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소주 '진로'와 맥주 '테라'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지난 1분기 하이트진로 매출액은 5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주저앉으며 국내 제조유통일괄(SPA) 브랜드들이 주목받았다. 유니클로의 여름 내의 상품인 '에어리즘', 겨울 내의 상품인 '히트텍' 등을 대체할 만한 상품이 구비된 곳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들어 패션기업 대부분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스테디 셀러인 내의류가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서울=뉴시스]이랜드 '스파오'의 '쿨테크 V넥 반팔 심리스'

[서울=뉴시스]이랜드 '스파오'의 '쿨테크 V넥 반팔 심리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냉감 속옷 '쿨테크'의 매출이 출시 이후 한 달간 전년 대비 6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파오는 매출 증가율에 맞춰 올해 100만장 이상 판매를 목표로 추가 발주에 들어갔다. 지난해 해당 상품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높다는 게 스파오 측의 판단이다.

물론 대체품으로 거론된 모든 기업들이 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모나미는 일본산 문구류를 대체할 만한 기업으로 꼽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36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로 보면 1327억원의 매출액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억원에 그쳐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체품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그것만으로 품질이나 시장 침체 등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타이밍과 기술력, 상품기획력 등이 시너지를 낸 브랜드들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