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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영화 결산]'기생충' 오스카 신기록 열광 잠시 '코로나' 한파·넷플릭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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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신화/뉴시스]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받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2020.02.10.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2020년 영화계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신화로 시작해 '코로나19' 충격으로 끝났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석권하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계에 새 기록을 썼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치며 영화계는 사실상 올스톱됐다. 극장 관객 수는 20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영화 생태계마저 바꿀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봉준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세계 영화사 다시 쓰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하며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썼다.

'기생충'은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인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차례로 받아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 영화 최초에 그치지 않는다.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1955년 첫 선을 보인 외국어영화상(국제영화상)의 경우 지난 50여년간 아시아 작품이 수상한 건 기생충을 포함해 다섯 번 뿐이다.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는 무려 174개에 달한다. 봉 감독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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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2020년 극장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4037억원) 감소한 5103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2020.12.14. mspark@newsis.com

올해 극장 관객수 20년전 외환위기 수준..집계 이래 최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 수가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극장 관객 수는 60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영진위의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4년(6925만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시 통합전산망 가입률은 50%대로, 한국영화연감에 따르면 2004년 총관객 수는 1억3510만명이었다. 전산망 가동 이전 집계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5470만명)∼2000년(6460만) 수준인 셈이다.

지난 1월 1680만명이던 극장 관객 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730만명대로 절반 이상 줄었고, 4월에는 9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5월 연휴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서 여름 대작들이 개봉한 8월에는 880만명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광복절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500만명 선을 밑돌았다. 9월에는 290만명, 10월 460만명, 11월 350만명을 기록했다.

12월에는 수도권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영화관 영업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이어져 더욱 암울했다. 1~8일 관객 수는 35만명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12월 관객 수는 150만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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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영화 산업 지형도…넷플릭스 급성장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반드시 극장 개봉을 거쳐야 한다는 전통적인 영화 산업의 규칙도 무너졌다. 

상반기 극장 개봉을 예고했던 할리우드 대작들이 셧다운으로 극장을 거치지 않거나 혹은 온라인과 동시 개봉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신작들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직행이 이어졌다.

극장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영화 산업의 구조가 코로나 상황이 기폭제가 돼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사냥의 시간'에 이어 극장 개봉을 계획했던 200억 대작 '승리호'를 비롯해 '콜', '낙원의 밤', '차인표' 등이 'OTT 골리앗' 넷플릭스로 방향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OTT와 계약하는 선택지가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넷플릭스는 철옹성같이 서 있던 극장의 벽을 허물었다. 메가박스에 이어 한국 최대 극장 체인인 CGV와 롯데시네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스크린을 내준 것이다.

지난달 11일 영화 '힐빌리의 노래'가 국내 1위 멀티플렉스 극장 CGV와 2위 롯데시네마의 스크린에 걸린 것을 시작으로 '맹크' 등 넷플릭스 영화들이 줄줄이 극장에서 상영됐다.

약 2주간의 홀드백을 두는 데 합의한 데 따른 결정이지만 2017년 6월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의 극장 개봉을 강경하게 대응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넷플릭스의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몇달 안에 시작하더라도 내년 가을까지 영화관 운영이 정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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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남매의 여름밤'. 2020.09.13. (사진 = 오누필름 제공) photo@newsis.com

위기 속 빛난 여성 감독 파워-독립영화 약진
위기와 절망 속에서도 여성 감독과 독립 영화의 활약은 빛났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어가고 있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과 임선애 감독의 '69세',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 신수원 감독의 '젊은이의 양지'이 대표적이다.

유아인 주연의 '소리도 없이'를 연출한 홍의정 감독은 첫 장편영화로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1990년대생 여성 배우들이 활약하고 여성 제작자가 만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누적 관객 수 155만명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올렸다.

'디바', '내가 죽던 날', '애비규환' 등 감독과 주연 배우가 모두 여성인 작품들도 잇달았고, '침입자', '콜' 등은 여성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가는 장르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본선 경쟁 부문에서 상영작의 여성 감독 비율은 67.5%에 달했으며 장편 대상도 이란희 감독의 '휴가'가 안았다.

11월 기준 독립·예술영화 개봉작은 320편으로 51만4814회 상영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53편의 독립·예술영화가 41만5699회 상영된 것과 비교했을 때 23.8% 상승한 수치다.

영진위는 "잇따른 신작들의 개봉 연기로 인해 극장가는 신작 수급이 어려워졌고, 독립·예술영화와 재개봉작 상영 확대, 장기 상영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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