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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종교 결산]신천지발 코로나 확산 '드라이브 인 예배'등 미사·법회도 온라인 전환

등록 2020.12.28 10: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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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6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교회가 더 조심하겠습니다' 등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부 시책에 따른 비대면 예배를 알리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3일 집합제한 행정명령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지역의 교회 279곳 중 10인 이상 교회 106곳에 대해 26일 0시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2020.08.26.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6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교회가 더 조심하겠습니다' 등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정부 시책에 따른 비대면 예배를 알리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3일 집합제한 행정명령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지역의 교회 279곳 중 10인 이상 교회 106곳에 대해 26일 0시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큰 변화를 가져온 부문에서 종교를 빼놓을 수 없다.

한 장소에 모여 예배, 미사, 법회 등을 진행하는 익숙한 풍경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장면이 되어버렸다.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신앙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급변하는 상황에 익숙해져야 하는 반면일각에서는 여전히 대면 신앙 생활을 고집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올 2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 확산이 심해지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이후 교인, 예배자 등 관련 명단 허위제출,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각 종교계는 예배, 미사, 법회 등을 비롯한 모임을 중지했다. 감염 확산을 막고자 하는 선제적 대응 차원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한 종교집회 규제에는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특히 감염 확산 대상으로 많이 이름을 올렸던 개신교계 내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통제와 강압, 종교탄압이라는 주장까지도 등장했다.

[가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큰절을 하고 있다. 2020.03.02.photo@newsis.com

[가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큰절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종교시설發 확산' 첫 사례 된 신천지

올 2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코로나19 감염 검사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접촉이 있었던 신도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간 '사이비', '이단' 등으로 불리던 신천지는 '공공의 적'처럼 질타를 받았고 이는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이 전국에 이름과 얼굴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신천지는 당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교인명단, 예배자 명단, 시설현황 등을 거짓제출하고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총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해명하기도 했으나 불성실한 답변 등으로 도리어 공분만 샀다.

이후 이 총회장은 관련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전자추적장치 부착, 주거지 제한, 보석보증금 1억원 등의 조건에 보석됐다.

이 총회장은 개인 주거지 신축과정에서 종교단체 자금 52억원을 임의로 쓰고 수원 월드컵경기장 등 공용시설을 승인받지 않고 무단 점거 또는 위장단체 명의로 빌려 불법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비대면 성탄 예배 광경. (사진 = 뉴시스 DB) 2020.12.28.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비대면 성탄 예배 광경.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종교계 일부, 신앙 모임 금지 조치에 반발하면서 불신도 커져

신천지 사례에서 나타난 감염 확산은 종교모임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도화선이 됐다.이후에도 이른바 '교회발 감염 확산'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대면 집회를 하지 않으면 유지가 어렵다는 개척교회 중심으로, 이후에는 감염자 접촉에 의한 확산으로 이어졌다.

개신교계 종단들은 철저한 방역 조처, 비대면 예배 권장 등 대응책 마련과 각 교회에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지침을 보냈다.

각 교회들의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서울씨티교회는 최초로 '드라이브 인 예배'를 시도해 '비대면'을 지키면서 한 장소에 모여 진행하는 과거의 모습을 유지했다. 이후 10여개 교회가 모여 합동승차 예배로 확대 시행하기도 했다.

예수제자교회의 임채근 목사는 비용이 부담되고, 시스템 구축 방법을 몰라 온라인 예배를 열지 못하는 교회들을 위해 직접 컨설팅을 해주어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방역 당국의 폐쇄 조치에 반발해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했고, 이러한 반응들은 일반 시민들과의 갈등을 빚었다.

종교활동을 위해 모이는 것만으로도 경계 대상이 됐고 이러한 흐름과 함께 기존 신앙생활의 모습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웃 종교인 천주교 역시 사상 처음으로 모든 교구의 미사를 중단했고, 불교의 경우 법회는 물론 템플스테이 등의 활동도 전면 중단했다. 개교 105년을 맞은 원불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뉴시스]종교계 연말 나눔 행사. (사진 = 뉴시스 DB) 2020.12.28.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종교계 연말 나눔 행사.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종교계, '소외된 자 돌보기' 앞장…사회적 신뢰 회복 나서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신뢰를 잃은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종교계는 본연의 활동 중 하나인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 돌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강남중앙침례교회 등 5개 대형교회는 각각 보유 중인 기도원, 수양관 등 시설을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치료시설로 제공키로 했다.

이와 함께 15개 교회 목자들의 모임인 '사귐과섬김'은 지난 24일부터 내년 4월4일 부활절까지 '대한민국 피로회복' 캠페인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부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이달 3일 새로운 회기를 맞아 총회장단을 선출하고 첫 사업으로 '코로나 극복, 이웃사랑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가졌다.취약계층에 10㎏짜리 국내산 김치 920박스를 전달했다.

예장합동의 경우지난 17년 간 적립한 기금과 추가 모금액을 더해 총 21억6000만원을교단 소속 미자립교회에 지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들의 최저 생계비를 지원하고자 추진됐다.

천주교와 불교 역시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에 관심 갖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 교구별로 방역 지침 준수 하에 코로나19로 고된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의료진과 소외계층에 김장 또는 반찬, 도시락, 동지팥죽, 사찰음식 등 나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