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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전]"저 개명했습니다!"…리브랜딩 '이캐시'

등록 2021.10.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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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전]"저 개명했습니다!"…리브랜딩 '이캐시'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비트코인캐시ABC(BCHA)가 '이캐시(XEC)'로 이름을 바꿨다. 일명 '리브랜딩'으로 기존에 거래되고 있는 코인을 재상장하지 않고 명칭과 로고를 바꾸는 것이다. 이캐시는 리브랜딩을 통해 이름과 심볼 외에도 액면분할이라고 할 수 있는 스왑비율도 100만대 1로 변경했다. 이캐시는 국내에는 현재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캐시는 빗썸과 업비트에서 각각 지난 8월27일, 지난달 30일에 리브랜딩 후 거래가 재개됐다. 이캐시의 리브랜딩 작업은 거래소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기가 다르다.

이캐시 코인의 족보를 살펴보면 개명 전 이름은 비트코인캐시ABC로 아버지는 비트코인캐시, 할아버지는 비트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캐시는 비트코인캐시가 하드포크(블록체인 업그레이드)하면서 탄생했다. 암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이 세계 최초로 발명한 가상자산(암호화폐)인 이캐시와 이름만 같다. 차움의 이캐시는 이커머스 성장과 카드 결제 상용화로 회사가 파산하며 사라졌다.

코인치고는 다소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이캐시의 탄생비화를 알아보기 위해선 조상격인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로 올라가야한다.

비트코인의 블록당 저장용량에 불만을 느낀 중국 채굴기업들은 이를 개선하고자 2017년 8월 기존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해 비트코인 2세대 하드포크 코인인 비트코인캐시를 만들었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을 분리하는 것으로 하드포크가 완료되면 기존 체인과 새로운 체인이 나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 비트코인 블록사이즈(1MB)를 8배로 늘린 비트코인캐시가 나오게 된다. 블록크기가 커지면 처리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보다 거래 처리 속도가 빠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일까? 이듬해인 2018년 4월 비트코인캐시의 개발진들은 더 많은 사용자 확보와 거래 처리를 위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내용에 대한 의견이 어긋나면서 비트코인캐시 개발진은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 진영으로 나뉘게 된다. 비트코인SV의 SV는 사토시비전(Satoshi Vision)의 약자다.

두 진영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같은 해 11월 비트코인캐시를 하드포크해 두 개의 암호화폐를 만들었다.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로 탄생한 코인이 바로 비트코인캐시ABC(비트코인캐시에이비씨)다. 비트코인캐시ABC는 '비트코인캐시에이비씨'라는 이름이 너무 길기도 하고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로 생겨났기 때문에 비트코인캐시의 부산물이라는 뜻의 '비캐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열전]"저 개명했습니다!"…리브랜딩 '이캐시'


다소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가진 비트코인캐시ABC는 리브랜딩 전 가격이 30~40만원대로 나름 가격대가 있는 코인이었다. 비트코인캐시ABC 팀은 너무 길어져버린 이름으로 인한 불편함을 없애고 스왑비율도 늘려 가격부담을 낮춰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리브랜딩을 진행하기로 한다.

무려 100만대 1이라는 비율로 나눴기 때문에 기존 비트코인캐시ABC 보유자는 이캐시로 리브랜딩 후 1BCHA당 100만XEC를 갖게 됐다.

보통 시장에 새롭게 거래되는 코인들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하게 된다. 기존 거래량이 많지 않기에 비교적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가격이 금방 오르게 된다. 1코인당 100만원의 코인이 200만원이 되는 것보다 1코인당 1원의 코인이 2원이 되는 게 훨씬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국내 코인 거래소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대비하며 유동성이 적거나 건전성이 떨어지는 코인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이후 신규 코인을 상장하지 않고 있어 1원 미만의 찾아보기 어렵다.

가격 자체도 투자자들 입장에서 심리적 부담감이 적기에 이캐시는 리브랜딩 후 폭발적인 가격 상승을 겪게 된다. 이캐시는 빗썸 기준 지난 8월27일 리브랜딩 후 0.09원에 거래가 시작돼 이틀 뒤 0.83원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0.3원 안팎을 등락 중이지만 시초가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캐시의 목표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화폐가 되는 것이다. 이캐시는 거래할 때 쓸 수 있는 결제형 코인으로 네트워크 수수료나 이캐시를 사용해 송금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거래 처리속도와 보안성이 개선되고 별도의 포크 없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아발란체(Avalanche)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아발란체는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즘 기반 합의 레이어를 구축해 사용자에게 스테이킹 기능도 지원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