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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정보 요구④]전문가들 "美 과도해…정부 차원 대응 필요"

등록 2021.09.28 09:11:00수정 2021.10.05 08: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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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게 아닌 오늘날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2021.04.13.

[서울=뉴시스] 이재은 최희정 기자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등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에 민감한 기업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압박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의 재고, 주문, 판매 정보 등을 45일 안에 자발적으로 공개해달라는 것이다.

국내외 반도체 제조·설계 업체와 중간·최종 사용자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애플 등 미국과 거래하는 세계 각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설문 조사 요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요청한 정보에는 민감한 기업 내부 정보까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사업 부문별 매출은 일반적으로 대외 공개되는 내용이지만, 고객 정보, 재고, 생산 주기 등은 기업 역량과 사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정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기업 내부 정보까지 요구한 것은 그만큼 공급난을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미국은 수요자고 삼성은 공급자 입장에서 공장이 셧다운 될 정도로 공급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미국은 다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미중간 글로벌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도 장기화되자 바이든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강해짐에 따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반도체 재고 정보와 생산 능력 등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고객사와 가격 협상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경쟁사에 전략이 유출될 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은 법률적, 전략적으로 다각도로 검토해야 하고 우리 정부도 직접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과거 몇년치의 광벙위한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TSMC 등 해외 다른 기업들과 공조를 할 것으로 본다. 서로 눈치를 보겠지만 기업끼리 공조를 해서 미국 정부와 협상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진퇴양난이다. 삼성은 미국에 회사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유하기 어렵다는걸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부, 외교부 등 우리 정부와 경제단체, 반도체 협회에서도 나서서 타협안 마련 등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dazzl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