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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돈 어디로③]안전 자산으로…엔화예금 급증

등록 2022.05.16 07:00:00수정 2022.05.16 07: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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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돈 어디로③]안전 자산으로…엔화예금 급증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역대급' 엔저에 엔화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엔화값이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에 따른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6046억엔(약 6조1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2%(1079억엔)이 증가했다.

특히 3월부터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엔화 예금 잔액은 3월 한 달간 579억엔 늘어나며 올해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엔화 예금이 늘어난 것은 3월부터 엔화값이 하락하면서 유학생 및 무역업체 등 평소 엔화 거래를 해야 하는 수요자의 저가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도 엔화 약세에 미리 환전에 나서고 있다. 향후 엔화 가치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 목적의 자금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인 엔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엔화는 달러당 131엔대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130엔을 넘어섰다.

반면 주요 은행의 달러 예금은 감소세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46억달러(약 69조9972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48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서 앞서 달러를 사들였던 이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월에는 달러 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증가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2월 미 달러화 예금은 834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45억1000만달러 늘어났다.

달러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원·달러 환율은 1284.2원에 마감해 1300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미국 인플레이션 경계감과 연준 긴축 불확실성,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를 바탕으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평균적인 범위인 1050~1200원을 넘어선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기에는 어렵다고 조언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유학생 자녀를 두거나 달러가 필요한 사람은 그때그때 필요한 금액만큼 짧게 환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기존에 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1280원, 1290원, 1300원 등 환율 범위를 정해서 분할성 매도하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