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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만 따는 은행들①]횡령 사태로 드러난 내부통제 구멍

등록 2022.05.21 09:00:00수정 2022.05.21 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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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05.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대형 시중은행들의 횡령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지만 은행의 횡령·유용 사건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이윤 극대화에만 치중하면서 총체적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21일 금융당국과 사정기관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가 50억원 넘게 더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A씨의 횡령 금액은 67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에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태에 업계 안팎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직원이 수년간 수백억원을 횡령하는 동안 대형 시중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신한은행에서도 최근 부산지점 직원이 2억원의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고객의 돈을 직접 관리하는 은행들의 횡령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유용 사건은 86건에 이른다.

은행별로 ▲하나은행 22건 ▲NH농협은행 22건 ▲신한은행 16건 ▲우리은행 15건 ▲KB국민은행 11건 등이다.

계속되는 횡령을 지켜보는 고객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다. 대출이자는 높이고 예금이자는 낮추면서 이윤을 늘리는 동안, 정작 구멍 난 내부통제 시스템은 방치하면서 서민층 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와중에 KB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 본사 옥상에 양봉장을 만들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업계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횡령 사태로 전 은행권이 자중해야하는 상황에 리딩뱅크인 KB가 양봉 기사를 내면서 은행들이 한가하게 꿀만 빨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며 "경쟁사의 어려움을 반길 수도 있겠지만, 정권이 바뀌고 금융당국 수장이 교체되는 엄중한 시기에 다 같이 자숙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