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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지상·김준수 '鐵聲 화음'의 쾌감…뮤지컬 '데스노트'

등록 2017.01.24 15: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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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데스노트'(연출 구리야마 타미야·프로듀서 백창주)는 원작을 삼은 만화 속 캐릭터가 '만찢'한(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생생함으로 구현된다.  

 이름이 적힌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이 뮤지컬을 굴리는 거대한 두 바퀴다.

 재연인 이번에 처음 합류한 한지상은 예의 바르고 정의감이 똘똘 뭉친 라이토가 데스노트로 권력을 잡은 뒤 점차 파멸해가는 과정을, 캐릭터에 명암을 부여하며 설득력 있게 그려나간다.    

 지난 2015년 초연에 이어 다시 같은 역을 맡게 된 김준수의 엘은 한층 더 마니악해졌고, 덕분에 막판에 더욱 공감할 만한 광기에 휩싸인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email protected]

 한지상과 김준수의 연기 호흡 못지않게 빛나는 건 뮤지컬계 가창력으로 소문 난 두 사람의 화음이다. 한지상과 김준수 모두 뮤지컬계에서 드물게 쇳소리가 깃든 목소리로 '철성(鐵聲)'을 낸다.

 두 사람이 넘버를 함께 부를 때 창과 창이 부딪히는 셈인데, 그 '철성 화음'의 치열함이 라이토와 엘의 대결을 더 뜨겁게 만든다.

 주인공이 모두 죽는 마지막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두 사람의 금속성 목소리 때문에 더욱 섬뜩해지고, 작품에 내재된 세계관에 더 깊게 파고들게 된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데스노트' 2017.01.24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email protected]

 2막 중 2장 '죽음의게임', 8장 '놈의 마음속으로', 11장 '마지막 순간'이 한지상과 김준수가 함께 부르는 넘버다. 주로 한지상이 고음, 김준수가 저음을 맡는데 악보의 음표 차이가 무대 위에서 물리적인 '음의 등고선'으로 구현될 때 드라마틱한 쾌감이 더하다.

 사신 '렘'(박혜나)의 넘버 '어리석은 사랑'이 가장 귀에 남고, 일부에서 '킬링 넘버'가 없다고 지적하지만 '데스노트'는 훌륭한 가창 능력을 지닌 두 배우의 합을 듣는 것만으로도 뮤지컬의 황홀경을 보여준다. 오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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