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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에 대학가는 '조용'…"긍정적이지만 내 코가 석자"

등록 2018.04.26 15: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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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서 대자보나 관련 행사 찾기 힘들어

"긍정적으로 보지만 취업 등 먹고살기 바빠"

"과거 회담 때와 비교해 생존 문제 더 신경"

대학생겨레하나 "회담 환영광고 목표액 3배"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한반도기'가 펄럭이고 있다. 2018.04.2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한반도기'가 펄럭이고 있다.  2018.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임얼 수습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학가에선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총학생회(비대위 포함)는 남북정상회담이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입장 발표나 행사를 준비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실제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캠퍼스에서는 관련 대자보나 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만난 연세대 학생 정모(27)씨는 "대화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 같다"면서도 "아무래도 취업 준비나 먹고살기 바쁜 상황이다 보니 관심이 덜한 것 같다. 뉴스를 챙겨보는 시간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류모(21)씨도 "평화가 찾아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니 긍정적"이라면서도 "(대학생들이) 취업이나 자기 일에 더 바쁘다. 또 남북관계가 좋아지거나 나빠졌다고 해서 자신에게 영향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최모(24·여)씨는 "남북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 같아 대학생들이 의견을 형성하는 데 시간 자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어 "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북한이 계속 핵개발도 해왔는데 대화를 해서 정말 달라지는 게 있을까. (북한이) 어떤 목적이 있을 텐데 우리한테 마냥 유리할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지켜봐 온 20대들에게는 이번 회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소장은 "과거 남북정상회담 때와 비교해 현재 젊은이들이 생존 문제에 더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경제적 상황"이라며 "본인 진로에 확고한 전망이 보인 다음에야 주변 사회나 국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일반적"이라고 분석했다.

 현 소장은 또 "과거 선례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효과가 크지 않고 오래가지도 않았다. 젊은층은 이해타산에 밝다"며 "실질적으로 회담을 통해 어떤 이득이 자신에게 올지 확신이 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 화해무드 속에서 대학생들도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 '대학생겨레하나'의 정철우(26) 대표는 "20대는 얼마 전만 해도 전쟁, 분단과 관련한 내용만 접했기 때문에 (차분한 반응이) 당연한 것 같다"면서도 "평창올림픽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대학생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대학생겨레하나는 전국 300여명의 대학생이 모인 역사동아리다. 다음달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광고를 지하철이나 신문에 실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6~21일 온라인 모금을 진행해 당초 목표액 3배에 달하는 280만원을 달성했다.

 정 대표는 "모금에 130여명의 꽤 많은 시민이 참여해줬다"며 "현재 연세대 학생 100여명을 상대로 진행 중인 설문에서 '남북 교류'에 '긍정적'이라는 답변 비중이 90%로 나타나고 있다. 달라진 정세를 고무적으로 바라보는 대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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