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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물 끼얹어"…11세 시리아 소년의 화학공격 진술

등록 2018.04.27 14: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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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OPCW에서 두마 주민 데려와 기자회견
"화학무기 아니라 공습에 의한 먼지와 연기 탓"
서방 "러시아 조작극 벌이며 OPCW 조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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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AP/뉴시스】시리아 두마에 사는 11세 소년 하산 디아브(오른쪽)가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본부에서열린 러시아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디아브는 7일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2018.4.2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엄마랑 지하실에 숨어 있었는데 누군가 갑자기 소리를 치며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어요. 병원에 도착하니까 사람들이 찬물을 우리에게 들이부었어요"

 시리아 두마에 사는 11세 소년 하산 디아브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본부에서 러시아 정부가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뉴스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의 경우 시리아 반군과 서방이 지어낸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슐긴 OPCW 주재 러시아 대표는 이날 회견에 두마 주민 17명을 데려 왔다.

 시리아 민간구호단체 '하얀 헬멧'이 화학무기 공격 피해자들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에서 디아브는 물에 흠뻑 젖은 채 떨고 있다. 디아브는 그러나 자신은 화학 공격을 당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디아브는 여느 때처럼 공습을 피해 가족들과 지하 대피소에 들어가 있었는데 누군가 당장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외쳤다고 했다. 이어 영문도 모른 채 허겁지겁 병원에 도착하니 처음 본 사람들이 물을 다짜고짜 끼얹었다고 말했다.

 회견에 참석한 칼릴이라는 이름의 두마 출신 의사는 "모르는 사람들이 혼란을 조성하기 시작하더니 주민들에게 물을 뿌렸다"며 "전문가인 우리가 볼 때 화학무기가 쓰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칼릴은 "숨을 잘 못 쉬는 환자들이 저녁 7시께 병원에 왔다"며 "폭격으로 인한 먼지와 연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진찰을 받고 귀가했다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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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AP/뉴시스】 시리아 민간구호단체 화이트 헬멧이 제공한 사진으로, 8일 의료진이 전날 저녁 동구타의 두마에 저질러진 독가스의 화학무기 공격 피해 유아들을 돌보고 있다. 40명에서 최대 7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시리아 정부군 소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2018. 4. 8.

이날 회견에 자리한 두마 주민들 모두 디아브나 칼릴과 같은 주장을 했다. 이들은 두마에서 공습과 폭격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독가스 중독 증세를 보인 사람을 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마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구조 요원 자심 알 마지드는 거짓 증언을 하도록 시리아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관해서는 "누구도 우리에게 뭘 말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러 왔다"고 말했다.

 슐긴 대표는 증인들의 진술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제 누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누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지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두마에서는 염소, 사린 가스로 추정되는 독가스 폭탄이 투척돼 7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 정권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14일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3곳을 공습했다.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는 내전에서 패배한 반군이 정부군을 견제하고 서방 도움을 받기 위해 거짓 정보를 뿌렸다고 반박했다. 또 서방이 증거가 없는 데도 시리아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서방은 러시아의 26일 OPCW 본사 기자회견에 대해 러시아가 OPCW 조사단의 두마 현장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술수를 부린다고 지적했다.

 피터 윌슨 OPCW 주재 영국 대사는 "OPCW는 극장이 아니다. 러시아가 OPCW 업무를 방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필리프 라리에트 네덜란드 주재 프랑스 대사는 "터무니 없는 가장 무도회가 벌어졌다"고 일축했다.

 서방은 시리아 현지 정보원들을 통해 자체적으로 화학 무기 양성 반응을 보인 샘플을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OPCW의 두마 현장 접근을 제한하고 주민들을 협박하며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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