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제 핫이슈]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4년만에 3% 돌파

등록 2018.04.28 07:4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6거래일 연속 상승…올 초 2.4%에서 넉달 만에 60bp↑

다우지수 5일간 3% 넘게 하락…주요국 증시도 요동

낙관·비관론 대립…'경제 회복 결과'vs'기업 활동 부담'

전문가들 "3.25% 근처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

2년물은 2.5% 근접…'단기금리가 더 문제' 우려도

[국제 핫이슈]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4년만에 3% 돌파


 【서울=뉴시스】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년여 만에 3%를 돌파했다.

 CNBC와 마켓워치,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일 3.026%으로 마감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 초 2.405% 수준이던 약 4개월 만에 6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랐다. 4월 들어서만 금리가 28bp 넘게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채권을 팔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채권 시장이 약세를 나타낸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움직임을 앞서 반영한 측면이 크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저물가' 부담을 털어낸 연준이 빠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자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확장 재정 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채권 매도세를 부추겼다.

 미 국채 금리 3%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심리적 '기준선' 역할을 해 왔다. 이 선을 넘어서면 주식 시장이 '가격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2월 초 미 증시 폭락 사태 때도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3%에 근접한 국채 금리였다.

 금리가 3% 선을 넘어서면서 증시도 이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하락폭은 762.5포인트(3.08%)에 달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5거래일 동안 각각 2.65%와 3.81%씩 떨어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탓에 이 기간 동안 주요국 증시와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투자 자금들이 빠져나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금융 불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20일부터 25일까지 4거래일 동안 1.5% 하락했고,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61.5원에서 1080.6원으로 1.8% 가량 상승했다.

 금리 상승세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대립한다.

 일각에서는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란 낙관론이 제기된다. 최근 시장에서 물가 상승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고 있지만,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경제가 확장기에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존 린치 LPL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에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5% 가까이 될 때까지는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양의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경제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채를 크게 늘려왔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앤드루 랩혼 소시에테 제네랄 글로벌 연구 책임자는 마켓워치에 "미국의 기록적인 기업 부채는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이유"라며 "주식 시장은 위험에 직면해 있고 주가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6일  3.2bp 하락한 2.994%로 마감,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향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과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채권 금리가 현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지만 급등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존 브릭스 냇웨스트 마켓츠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올해)3.5%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말에 3.2%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맷 톰스 보야 인베스트먼트 채권 투자 책임자는 CNBC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공포로 인해 너무 앞서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올해 10년물 수익률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3.25% 수준에서는 열기가 식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 상승세를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6일 2.492%까지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최근 1년 동안 10년물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1년전 1.06%포인트 수준이었던 금리차는 0.5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위험 신호의 하나로 여겨진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단기 금리차가 작은 구간에서 증시의 성적도 좋았지만, 역전이 된 경우 증시가 정점을 찍고 하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자 보도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연준이 경제가 비틀거릴 때까지 금리를 올렸다는 뜻이기 때문에 금리차가 좁혀지는 것은 걱정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