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포럼세미나

[미래좌담] "의원정수 늘려 연동형 비례대표제 권역별로 도입해야"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11-27 11:25:41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진 국회미래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이날 좌담회에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선거구제 개편 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제공=국회미래연구원)
【서울=뉴시스】 국회 미래연구원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선거구제 개편 관련 좌담회를 열었다.

박진 미래연구원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선거구제 개편 방향을 놓고 2시간여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이다.

사회자: 좌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두 분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옳은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합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갈등 조정(調停, mediation)기법을 활용해 공동의 정책목표와 원칙을 설정하고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대안을 같이 찾고자 합니다. 저희가 사전에 두 분께 선거구제도 개편의 목적을 조사했는데 두 분 모두 “비례성을 강화하고 지역주의를 완화”한다는 데에 공감해 주셨습니다. 또 대안선택의 원칙으로서 “실현 가능성을 감안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데에 공감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목표와 원칙을 염두에 두면서 향후의 논의를 전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토론에 앞서, 병립형과 연동형의 개념에 대해 정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세헌: 병립형 (Mixed Member Majoritarian:MMM)은 현행 우리 방식으로서 정당명부에 의한 의석을 독립적으로 산정하여 지역구의석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최종 의석을결정합니다. 연동형 (Mixed MemberProportional: MMP)에서는 전국 혹은 권역별 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한 다음, 각 정당은 할당받은 의석 내에서 지역구 당선자부터 먼저 채우고 모자라는 의석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사회자: 그렇다면, 연동형이나 병립형에 찬성하시는 이유를 설명해주시지요.

강원택: 민주화는 2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내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선출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를 의미하고, 2단계는 모든 유권자의 한 표가 정치적 대표자 선출에공평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makeevery vote count)을 의미합니다. 민주화의 1단계는 우리가 이미 실현하였고, 이제 2단계로서 비례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선거제도 방식은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로서 득표율과 의석률의 괴리가 심합니다. 독일이나 뉴질랜드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효과적인 대안입니다.

하세헌: 저도 비례성 강화 원칙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연동형에서는 과도한 다당제가 출현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다당제는 한국처럼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대통령제하에서는 행정부와 국회의 교착을 증폭시키고,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소야대가 되면 더 극심하겠지요.

강원택: 1987년 이후 30년 동안 국회 파행과 대립이 심했던 시기는 여소야대가 아니라 오히려 여대야소 국회였습니다. 또한 중간지대 없는 양당제는 갈등과 대결을 심화하는 경향이 있지요. 다당제 하에서 유사한 성향의 정당끼리 과반을 형성하는 것이 오히려 타협과 양보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세헌: 저 역시 양당제보다는 온건한 다당제 하에서 합의가 쉽게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도한 다당제를 걱정하는 것이지요. 정당이 난립할 경우에도, 의원내각제라면 연립정부 구성 등을 통해 안정된 정부 운영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대통령제는 의회에서 안정된 다수파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요.

사회자: 그렇다면 두 분 모두 난립 수준의 다당제를 우려하시는 것이네요. 그럼 과도한 다당제를 피하면서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강원택: (봉쇄조항을1) 5% 정도로 정하면 연동형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다당제 형성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세헌: 만약 봉쇄조항이 5%로 정해진다면 과도한 다당제를 막을 수 있으므로 연동형에 찬성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회 내에서의 합의형성 절차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었으면 합니다.

사회자: 네, 감사합니다. 의제 1에 대해서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되, 봉쇄조항을 5%로 두어 과도한 다당제 출현을 방지하고 국회내의 합의형성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선에서 합의를 정리토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다음은 의원 정수 의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두분 모두 비례대표 의원 수를 늘리는 데에는 찬성하고 계십니다. 다만 지역구 의원수를 유지하느냐 줄이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시네요.

강원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독일의경우, 비례의석과 지역구 의석의 비율이 50대 50입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지역구 2, 비례대표 1이 현실적 대안이지요. 300석을 유지한 채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으로 하게 되면 지역구 의원수를 53석 축소해야 하는데 이래서는 국회의원들이 선거구제 개편을 추진할 리가 없습니다. 지역구는 253석 유지하고 비례의석을 127로 늘려 의원 정수를 380명 정도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우리의 과거와 비교할 때 인구는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 수는 별로 늘지 않아 의원 1인당 국민수가 갈수록 커져 왔습니다. 이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후퇴라고봐야지요.

하세헌: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 정치비용 등을고려할 때, 전체 의석수를 늘리는 것은가능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원택: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불요불급 예산을 찾아내거나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긍정적인 측점에 대해선 별로 인식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선거구 개편이 논의되면서 의원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하세헌: 하긴 의원 정수 그 자체가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요. 선거구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면 의원 수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회의원 특권 축소 등 국민의 국회에 대한 신뢰를 강화할 방안도 같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회자: 의원 정수 상향에 대해 국민의 불신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선거구제 개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에서 두 분 모두 동의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 비례대표 선거 단위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논의를 진행할 때 일단 ‘지역구는 소선거구제’라는 점을 전제로 해주시지요.

하세헌: 지역주의 해소, 지역정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권역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호남에서 한국당, 영남에서 민주당이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권역은 6개가 좋겠습니다: ①서울특별시 ②인천, 경기도, 강원도 ③부산, 울산, 경남 ④ 대구, 경북 ⑤ 광주, 전북, 전남, 제주 ⑥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권역을 더 세분하면 비례성 훼손도 커집니다. 반면 전국 단위로 시행하면 대부분의 결정이 중앙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지요. 권역별로 해야 지역 대표성을 갖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육성될 것입니다. 이는 지방분권화에도 크게 도움될 것입니다.

강원택: 지역주의 타파 등 논리적으로는 권역별에동의하지만 초과의석2) 같은 기술적 문제가 2) 연동형 비례대표에 의해 할당 받은 의석 수보다 한 정당이 지역구에서 획득한 의석수가 더 큰 경우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초과의석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권역내 비례대표가 없게 된다.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 정수를 많이 늘리지 못할 경우에 권역별을 도입한다면 비례성이 크게 훼손됩니다.

사회자: 앞서 합의한 대로 의원정수 확대를 전제로 논의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세헌: 연동형을 취하면서 전국 단위로 가는 것은비례성을 가장 극대화 하는 방안이지요. 그러나 다당제를 가장 극대화 하는방안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연동제는 권역별 단위와 결합되어야 중용을 지키는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지역정치 활성화를 위해 권역별 단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선 논의에서 연동형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것도 권역별 단위를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자: 그렇다면 권역별로 할 경우 초과의석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일까요?

강원택: 앞서 연동형을 채택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므로 권역별이 적절하다는 하교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또한, 초과의석 때문에 권역별을 포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초과의석 문제는 논의해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권역별로 시행하게 될 경우, 오히려 전국의 시야를 가지고 있던 비례대표마저도 권역의 시야로 좁혀진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원택: 대표성만 형성이 된다면 특정한 권역을 넘어 national agenda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남의 농민 대표 비례의원과경북의 농민 대표 비례의원이 같이 농업문제에 대한 국가적 시야를 공동형성할 수 있지요.

하세헌: 동감입니다.

강원택, 하세헌: 지금의 비례대표 의원 모두가 전국적인 시야를 가진 것도 아니지 않나요? (웃음)

사회자: 두 분의 의견을 종합하면, 6개 권역별로 시행하되 초과의석 발생이 많아지지 않도록 세밀한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요약됩니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지역구 입후보와 비례대표 입후보를 동시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시지요.

강원택: 독일과 뉴질랜드의 경우에도 동시입후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복 입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주의 해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세헌: 중복 입후보제의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강교수님 말씀과 같이 지역구도 타파인데, 현재 지역주의적 투표행태가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고, 또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지역구 완화를 어느 정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중복 입후보를 허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중복 입후보를 허용하면 유력 정치가들의 안정적인 의석확보, 기득권 확보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선거구제에서 낙선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부활되면, 유권자들의 낙선시킬 권리를 침범하는 의미도 있지요.

강원택: 하 교수님 말씀이 원칙적으로 맞습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중복 입후보 허용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요. 개편안에 대한 합의는 일단 중복 입후보제를 허용하는 형태로 하되, 그것에 대한 유권자와 여론을 살펴보며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세헌: 일리 있는 말씀이네요. 사실 중복 입후보 문제는 핵심적인 의제라고 볼 수는 없지요.

사회자: 선거제도 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강원택, 하세헌: 정당 내 후보 선출의 민주화, 분권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재와 같이 중앙당에서 형식적으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은 특정 유력 정치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국회내 합의형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사회자: 두 분 모두 선거구제도의 변화를 실현시키는 것을 가장 중시하고 계시네요. 그만큼 선거구제 변화의 필요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오늘 토론의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연동형 비례제도를 권역별로 시행하되, 봉쇄조항을 두어 과도한 다당제 출현을 방지한다. (2)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면서 특권을 줄인다. (3) 지역과 비례의  중복 입후보를 허용하되 향후 여론을 보아가며 조정한다. (4) 정당 민주화가 긴요하며 국회 내의 합의형성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바쁘신 와중에도 미래좌담회에 참여해 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