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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냐 기회냐①]삼성전자·SK하이닉스 "멀리보고 준비" 투자 지속

등록 2019.02.12 07:50:00수정 2019.03.11 09: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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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실적 두달째 마이너스 증가율...시장 전망 우려 커져

반도체 2톱, 단기적으론 올해 2분기부터 수요 회복 기대

차별화된 제품·기술력으로 승부 위해 인프라 투자 지속

(사진 뉴시스DB)

(사진 뉴시스DB)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지난해부터 촉발된 '반도체 위기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어닝쇼크를 통해 현실화되면서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1월보다 5.8% 줄어든 46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로, 이는 2016년 9~10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국제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27개월 만에 마이너스 증가율(-8.3%)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감소율이 23.3%로 더욱 확대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과 성장을 지탱해온 반도체마저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한국 경제도 본격적인 암흑기에 진입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지난해처럼 급성장하기는 어렵겠지만 급격한 하강 국면은 길지 않으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018년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등 주요 응용처에서 비중이 큰 고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작년 4분기 출하량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며 "고객사 재고 안정화에 따라 2분기 이후 수요가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반도체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인 중장기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에도 변함이 없다. 그룹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 위기론에 조심스럽지만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비(非)메모리 반도체 관련해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조정을 받는 것 뿐"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수요감소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여전하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으로 승부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선제적 투자가 없이는 향후 수요가 회복될 경우 생산량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요 반도체 시설투자는 평택캠퍼스 증설, 메모리 첨단공정 전환, 인프라 투자, 파운드리 증설 등이다.

[반도체 위기냐 기회냐①]삼성전자·SK하이닉스 "멀리보고 준비" 투자 지속

삼성전자 현재 3곳에서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화성에 EUV 라인(18라인)을, 평택엔 2기 메모리 라인을 각각 건설하고 있으며, 중국 시안에는 기존 V낸드와 패키지 라인 외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만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경기도 화성에서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기공식을 열고 건설에 착수했다. 화성 신공장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초기지다.

화성 EUV라인의 초기 투자규모는 건설비용을 포함해 2020년까지 6조원 수준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 완공되면 시험생산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도 올해는 업황에 맞춰 설비 투자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지만 연구개발이나 2020년 완공 예정인 M16 공장 등 회사의 미래 성장기반 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꺾였음에도 15조원을 투입하는 대형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중장기적인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자율주행차 등이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것으로 SK하이닉스 측은 판단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정부가 주도해 오는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에 참여키로 했다. 아직 입지나 구체적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클러스터 조성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분담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단기적인 (반도체)시장의 부침은 있겠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꾸준히 성장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당장의 추위에 대비하되, 더욱 멀리 보고 준비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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