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초점]남궁민·김남길, 썩은 사회에 한방···통쾌한 대리만족

등록 2019.04.01 06: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남궁민(왼쪽), 김남길

남궁민(왼쪽), 김남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클럽 ‘버닝썬’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 와중에 사회 현실을 반영한 TV드라마 속 주인공들이은 범죄자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며 시청자들의 막힌 속을 뚫어주고 있다.

탤런트 남궁민(41)과 김남길(38)이 주인공이다. 각각 KBS 2TV 수목극 ‘닥터 프리즈너’와 SBS TV 금토극 ‘열혈사제’에서 활약하며 주목받고 있다.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남궁민은 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닌, 병을 만드는 의사로 변신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천재 외과의사 ‘나이제’(남궁민)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다. 나이제는 태강그룹 아들 ‘이재환’(박은석)과 악연으로 의료 면허를 박탈당해 감옥에서 3년을 보낸 인물이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선보인 정의로운 주인공과는 성격이 다르다. 재벌3세 갑질의 피해자이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 이들과 손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2017년 신드롬을 일으킨 KBS 2TV ‘김 과장’에서 ‘김성룡’ 과장으로 분해 대기업의 악습에 반기를 들며 사이다 웃음을 줬다면, 이번에는 악에는 악으로 맞서며 범죄자들을 응징했다. 섬뜩한 모습과 함께 특유의 능청스러움도 잃지 않는 섬세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닥터 프리즈너’는 방송 2회(중간광고 포함 4회)만에 시청률 14%를 넘으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실감 있는 스토리도 한몫 거들었다. 재벌 사모님 ‘오정희’(김정난)가 남편과 바람을 피운 여대생을 살인청부하고, 형집행정지로 외부 병원에서 호의호식하는 모습은 2002년 모기업 부인의 청부살인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이재환이 필로폰 소지·투약 혐의로 3년형을 받고도 반성하지 않은 채 법망을 뚫고 나가려고 하거나, 갑질을 일삼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앞으로 남궁민은 교도소 의료과장인 ‘선민식’(김병철)의 자리를 위협하며 온갖 비리를 폭로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할 예정이다. 박계옥 작가는 “나쁜 주인공이 반듯하지 않은 방식으로 반듯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기면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나쁜 사람보다 더 나쁜 방식으로 목표를 성취해가는 나이제의 성장기에 주목해서 봐 달라”고 청했다.

◇‘열혈사제’ 김남길

김남길은 코믹 사제로 분해 통쾌한 웃음을 주고 있다. ‘열혈사제’는 첩보요원 출신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하는 이야기다. 김남길은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2015), 드라마 ‘손 더 게스트’(2018), ‘프리스트’(2018~2019) 등에서 선보인 사제 캐릭터를 답습하지 않았다. 사회·정치적인 이슈를 다뤄 소재는 무겁지만, 유연한 연기로 코믹하면서도 가볍게 풍자했다. 온갖 비리와 부도덕한 공권력에 분노하며 청량감 넘치는 열연으로 극찬 받고 있다.

30일 방송된 27~28회에서 김해일과 구대영, 검사 ‘박경선’(이하늬) 등은 공조를 벌여 클럽 ‘라이징문’과 관련된 범인을 모조리 경찰서로 잡아들였다. 특히 김해일은 경찰서장 ‘남석구’(정인기)에게 “서장님도 감방 가즈아!”라고 외치며 한방을 날렸다.

‘라이징문’은 그룹 ‘빅뱅’ 출신의 승리(29)가 사내이사로 있던 버닝썬을 연상하게 했다. 라이징문은 필로폰 등 마약이 돌고, 연예인과 재벌들이 비리를 저지른 곳이다. 관할 마약팀이 급습할 때마다 현장이 깔끔해 경찰 유착 의혹을 샀다. 뉴스에서 접한 현실을 드라마 스토리에 녹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 결과 시청률 18%를 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어느 제작사 관계자는 “‘닥터 프리즈너’와 ‘열혈사제’ 모두 전형적인 권선징악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선을 위해서라면 과격한 행동도 주저하지 않는 ‘다크 히어로’들의 활약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면서도 “사회 현실을 반영했다고 모든 작품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SBS TV 수목극 ‘빅이슈’는 프로포폴 투여, 여배우 성추행, 톱배우 병역 비리 등 최근 이슈가 된 사건사고를 다뤘지만, 3~4%대로 시청률이 저조하지 않느냐. 결국 극본, 연출, 연기 3박자의 조화가 잘 맞아야 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