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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장학금 폐지' 검토에 서울대 술렁…"졸속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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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05 11:41:02
서울대, 내년부터 교내 성적장학금 폐지 검토
학생들 "졸속추진" vs "의미있다" 의견 나뉘어
과정은 불만 많아…"물어보는 절차 있었어야"
지난달 30일 SNS에 장학실무 회의자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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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달 30일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성적 장학금 폐지 계획이라고 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업로드 된 사진. 2019.10.30. (사진=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김남희 수습기자 = 서울대학교가 2020년도 1학기부터 교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는 방향의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학교 학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졸속 추진이다"라는 식의 비판과 "의미있는 방향"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이 학교 관악캠퍼스에서 만난 정치외교학부 3학년 오모씨는 "졸속 추진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의) 반발은 당연하다"며 "오세정 총장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편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에 과정에 있어서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씨는 "장학금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하긴 했지만, 학업에 부담을 가질 정도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에게 수혜가 돌아가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이 제공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경영학과 박모씨는 "장학금을 받던 친구들 사이에서 '갑자기 뭐냐'는 반응들이 있다"며 "소득 분위가 낮은 학생과 성적이 좋은 학생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갑자기 소득으로만 지원하겠다고 하니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학과 3학년 정모씨는 "장학금이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것이라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 개편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28)씨의 장학금 의혹 등의 여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시아언어문명학부 박모씨는 "학교에서는 정치적인 이유가 없다는 듯 말하지만, 그걸 믿기엔 갑자기 폐지한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원래 추진하려던 제도라면 공지를 통해 공청회를 여는 등 학생들 의견을 물어보는 절차가 왜 없었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학금은 학교에서 주지만 학생이 학교의 주인으로서 논의하는 게 민주적 절차"라며 "(장학금 개편이 알려지면) 논란이 나올 것이 뻔한데도 (학교가) 굳이 당장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영학과 박모씨는 "조 전 장관 때문에 폐지하는 건 아니라고 학교 측에서는 말하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반발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제62대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내일'은 지난달 31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장학금 제도의 기준으로 소득분위와 학점 중 어느 것이 더 정당한가를 논하는 것이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성적장학금의 목적과 취지에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수혜자인 학생들 의견과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개편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통보'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성적 장학금 폐지 계획이라고 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서울대 교내 장학금 관련 개편방안 사진이 올라온 바 있다. 이 자료는 지난 7월 열린 장학실무위원회의 회의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성적우등(전액)·성적우수(10%~전액)·저소득(10%~전액) 재학생에게 제공하던 '맞춤형 장학금'에서 국가장학금과 연계해 소득 8분위 이하를 대상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개편안을 오는 12월 발표할 예정이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성적 우수 재학생들에게 제공되던 장학금(66억원 상당)을 없애고,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기존 33억원→73억원 상당)을 확대한다. 다만 입학 성적 우수장학금(등록금 전액 면제)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조 전 장관 딸 의혹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시선과 관련해 "(조 전 장관 딸은) 대학원생일뿐 아니라 당시 논란이 됐던 것은 교내 장학금이 아닌 외부 장학금"이라며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편안 자료 자체가 7월이기 때문에 조 전 장관과 전혀 무관하다"며 "(장학금 개편안은) 오세정 총장의 공약 사안으로 지난 2월께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조 전 장관 때문에 서울대가 갑자기 개편안을 만든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료와 비슷한) 방향으로 장학금 제도가 개편될 것 같다"면서도 "고려해야 할 상황들이 아직 있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학생들에게 설명회를 한다든지 등 논의 단계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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