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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우현주·이봉련 "우리 안의 '메리 제인' 찾아요"

등록 2019.12.08 09: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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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메리 제인' 한국초연 연출·타이틀롤
여성 배우들만 출연
2020년 1월19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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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연출을 맡은 배우 겸 연출가 우현주(오른쪽), 배우 이봉련이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정말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예요. '연기 천재'잖아요. 무슨 작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변에 이야기하면 이봉련씨 이름부터 꺼내더라고요. 실제 봉련씨는 연극 창작자에 가까워요. 전형성의 예상을 깨서 캐릭터를 만들어내죠."(우현주)

"우현주 선배님이 먼저 전화도 주시고, e-메일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본인은 극단 골목길 출신) 다른 극단과도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올해 봄에 연락을 주셨는데, 연말에 작품을 올리신다고 하셔서 대본도 보지 않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죠."(이봉련)

연극계 여자 후배들에게 롤모델로 통하는 배우 겸 연출인 우현주 극단 맨씨어터 대표, 영화 '엑시트' '82년생 김지영' 등 충무로와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등 대학로에서 동시에 대세로 통하는 이봉련이 처음 만났다. 내년 1월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연극 '메리 제인'을 통해서다.

연극 '4000 마일스(Miles)'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를 대상으로 하는 연극상 '오비상'을 받은 미국 극작가 에이미 허조그의 2017년 신작이다.

미숙아로 태어나 중증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세 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 맘 '메리 제인'의 이야기다.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 최우수 연극상을 받았다. 한국 초연은 우현주가 번역과 연출을 맡았고, 이봉련은 타이틀롤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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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연출을 맡은 배우 겸 연출가 우현주(오른쪽), 배우 이봉련이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메리 제인은 아들로 인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담보 잡힌다. 자신을 둘러싼 최악의 주변 환경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제인은 극한 상황에서도 긍정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우현주 앞에 새로운 작품의 대본 20권이 쌓여 있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읽은 '메리 제인'에 마음을 단숨에 빼앗긴 뒤 바로 연극화를 결정했다. "개인적으로 시니컬함을 갖고 있던 때인데, 땅에 발을 딛는 이야기라 좋았다"고 했다.

과거 유방암 판정을 받고 투병시절을 거쳐 이를 극복한 경험도 있는 우현주는 "죽음에 대한 성찰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인 연결고리도 있고, 연극은 물론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도움도 많이 됐다"고 부연했다.

제인 역은 연극이 시작되면 무대에서 거의 퇴장하지 않는다. 러닝타임 내내 삶의 지난함을 온몸으로 껴안는다. 이봉련은 "인물이 가지고 있는 고통의 무게감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면서 "지금은 팀원들과 고통스러움을 같이 감당하고자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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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연출을 맡은 배우 겸 연출가 우현주가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극단 맨씨어터에서 어머니의 힘겨운 삶을 다룬 앞선 작품으로는 '프로즌'이 있다. 연쇄 살인으로 어린 자녀를 잃게 된 엄마 '낸시'의 이야기. 우현주는 낸시를 연기했다. 낸시는 내내 오열하고 폭발하는 엄마였다. 반면 제인은 감정을 절제하고 참아낸다. 우현주는 "제인을 맡은 배우들에게 울면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연계에서는 지난해 '베르나르다 알바'가 있다면 올해는 '메리 제인'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말 20세기 스페인 시인 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삼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여성 배우 10명으로만 출연진을 채워 폭발적인 에너지를 선사했다.

제인을 둘러싼 '여성들의 연대'를 톺아보는 '메리 제인'도 출연진을 모두 여성으로만 채웠다. 이봉련과 함께 임강희가 메리 제인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연극 무대뿐 아니라 '톱스타 유백이' '검색어를입력하세요www' 등의 드라마에서도 대활약한 예수정을 비롯해 홍윤희, 정재은, 이지하, 이은, 하현지 등 쟁쟁한 여성 배우들이 나온다. 제인 역 외의 배우들은 1인2역을 맡는다.

"5년 전에 열두명의 오필리어 관점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이야기를 주변에 전달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잘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요. 저도 '베르나르다 알바'를 응원했고 작품이 잘 돼 기뻤죠. 많은 분들이 연극, 뮤지컬을 즐기는 팬들을 오해하시는데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공연뿐만 아니라 책 등 문화생활을 많이 하고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분들이에요. '메리 제인'은 그런 분들이 기다려왔던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현재 관객들에게 필요한 작품이라고 여겼어요."(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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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배우 이봉련이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조남주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이봉련이 맡은 배역 '혜수'도 여성 연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지영의 직장 동료로 적재적소에서 그녀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캐릭터였다. 이봉련은 "모든 것을 아우를 수는 없지만 인간이라면 공감 능력을 잊지 않고 갔으면 한다"면서 "여성 연대가 확장돼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연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현주는 일찌감치 여성 연극인들과 연대를 해왔다. 극단 맨씨어터는 우현주가 정재은, 정수영 등 당시 절친한 30대 중후반 여배우들과 함께 2007년 창단한 극단이다.

우현주는 "30대 시기를 못 넘기고 그만두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예쁜 주인공을 맡기도 그렇고, 조연을 맡기도 애매한 그 때. 저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안 했으면 그만 둘 확률이 높았을 거예요. 친구들과 같이 해서 오랫동안 해올 수 있었던 거죠"라고 돌아봤다.

이봉련은 처음부터 연극을 한 것이 아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하다가 전향했다. 카메라를 쥐고 렌즈를 통해 세상을 봐오다 카메라 앞에 렌즈에 담겨진 삶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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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연출을 맡은 배우 겸 연출가 우현주(왼쪽), 배우 이봉련이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제가 어떤 영역을 감당할 때 그 도구가 사진이 아니었더라고요. 그런데 배우도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거잖아요. 선배님이 저에 대해 좋게 말씀 해주셨지만 사실 저는 창조적으로 창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디렉터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사진 다큐멘터리 작업을 그만 둔 거였죠."

이봉련은 유명 배우 양성소로 통하는,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 출신이다. 윤제문, 박해일, 고수희 등이 이곳을 거쳤다. 최근에는 맨씨어터가 또 다른 유명 배우 양성소가 됐다.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는 이석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아저씨' '쌉니다 천리마마트' 박호산, 드라마 '봄밤'의 이창훈 등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신원호 PD의 차기작으로 내년 초에 방송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 스타덤을 예고하는 전미도는 이미 대학로 스타로 맨씨어터를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우현주는 "좋은 배우들이라 뿌듯하다"면서 "미도 역시 강단이 있고 좋은 배우라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봉련은 영화계에서 러브콜을 연이어 받는 배우가 됐음에도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연극판에 꾸준히 되돌아오고 있다. 이봉련은 "연극은 제 토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대는 제게 훈련이에요. 여전히 작업을 할 때마다 살 떨리죠. 이제 단순히 재미로 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책임감이 무섭고. 사실 저는 연습하기 전에 혼자 꽤 많은 준비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거든요. 그래서 연습 때 극도로 차분해지죠. 그렇게 연극은 제가 노력하고 훈련할 기회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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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연극 '메리제인' 연출을 맡은 배우 겸 연출가 우현주(왼쪽), 배우 이봉련이 3일 서울 동숭동 타스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chocrystal@newsis.com

그런 이봉련은 연극계가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기에 우현주는 "최근 관객들은 전통적인 이야기보다 여성 연대, 젠더 프리 등 기존 문법을 전복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다"면서 "관객들이 다양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한 달 남짓 함께 살아 숨 쉬어야 하는 메리 제인에게 힘을 실어줄 응원을 청했다.

"제인이 특히 대단한 것은 겪고 있는 힘든 일을 부정하지도 않고, 너무 억척스럽게 극복하는 것도 아닌데 그걸 받아들인다는 데 있어요. 그런 부분이 제일 존경스러워요. 우리 안에도 제인이 있을 거예요."(우현주) "메리 제인을 응원하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을 응원하는 일임을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합니다."(이봉련)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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