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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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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10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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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뉴시스] 김경원 기자 = 20년 전부터 저출산을 사회적 문제로 간주하고 다양한 대책을 실행했지만 저출산의 흐름은 막지 못하고 1인가구는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펴낸 인구주택총조사(2018)를 보면 2000년에 1인가구가 222만 가구였으나 2017년 562만 가구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지속되어 2045년 1인가구가 810만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KB금융, 2019).

환경보존의 중요성은 사회에서 늘 강조하고 있지만 도시화로 자연환경은 파괴되고 오염은 심각해졌다. 특히 네이처에 실린 논문(Xu, Ramanathan, & Victor, 2018)은 기후온난화 속도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특별보고서에서 예측한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진은 1.5°C 온난화가 IPCC의 예측보다 10년 이른 2030년에 발생할 뿐만 아니라 2°C 온난화가 2045년에 일어난다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Steffen et al., 2018) 인간의 활동 없이도 지구 스스로 온난화를 증폭하는 지구를 열실지구(hothouse Earth)라고 부르는데 임계점은 2.0℃ 온난화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의 미래도 우리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기미가 짙다. 세계경제포럼(2018)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은 29%에서 2025년에는 50%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한다.

직업의 증감 현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직업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며 어떤 훈련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이에 대해 현재로선 예측하기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나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어떤 교육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을지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미래는 이렇듯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일까. 왜 그럴까.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2015)를 펴낸 히라카와 가쓰미는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는 불합리로 가득해서 인간은 반드시 경제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명제에서 출발하는 논의는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의 의사와는 다른 미래사회가 도래할 것을 가정하는 편이 오히려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로운 태도라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면 늘 최악의 경우(worst case)를 상정하고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정말 미래는 기대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 미국의 유명 잡지 라이프(Life)는 1960년 새해를 며칠 앞둔 1959년12월28일 기사에서 15년 뒤인 1975년을 예측하면서 여러 가지 미래사회의 모습을 제시한 바 있다.

내용을 보면 가족전용헬기, 여성의 사회진출, 통신위성의 등장, 소비의 자유, 공해방지기술, 더 많은 여가, 자동차 없는 도시, 질병진단 로봇, 교체용 신체장기 개발 등 지금봐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미래를 예상했다. 대부분 실현된 미래들이다.

60년 전 이 기사를 보도한 라이프지(誌)의 표지 그림을 보면 미국의 백인 중산층으로 보이는 가족이 미래를 보여주는 백화점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가리키면 점원이 이를 가져다주고 있다. 원하는 미래를 마치 상품처럼 간주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팔아야 장사가 되듯 당시 '미래 백화점'은 주 소비자였던 백인 가족이 원하는 미래를 전시했을 것이다. 이런 미래가 앞서 기술한 미래사회의 모습이다.

미래연구자로서 한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60년 전 미국에서 제시한 미래사회의 모습은 대부분 실현되었다. 우리는 이들이 선호했던 미래에 현재 살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누가 원했던 미래였느냐'이다.

만약 그 미래백화점에 흑인이나 아시아인이 있었다면 당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있었다면 이들은 다른 미래를 선호했을지 모른다. 우리는 스스로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 원하는 미래에 살 수밖에 없다. 미래가 누구의 기대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은 미래연구에서 중요한 주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우리가 어떤 미래를 원하면 그 미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왕왕 벌어지는 사실이다. 2500년 전 공자가 논어에서 "인생이란 어렵고도 쉴 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듯 우리는 끊임없이 선호미래와 가능미래 사이에서 쉴 틈 없이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연대해 원하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새로 창조하거나 그 조건의 도래를 기다리거나 그 조건을 찾아 떠나야 한다. 미래를 실현하는 방법은 창조(새로 만드는 것), 경장(개선하는 것), 수성(지키는 것) 중 선택하거나 조합하는 것이다. 올해 당신의 미래를 위해 무엇에 역점을 둘 것인가.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spark@nafi.re.kr)


◎공감언론 뉴시스 kimk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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