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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 커지는 원전업계 원성…정부 "외면한 적 없어"

등록 2020.03.12 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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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력기반조성사업에 원자력R&D 예산 648억
작년보다 6.1% 늘어…확대 편성은 2013년 이후 처음
신재생에너지R&D 예산과는 다소 차이…원전 해체에 치중
원전업체 청와대에 건의문 제출…"보완대책 수립 추진" 답변
두산重 경영난에는 "경영 여건상 어쩔 수 없던 것" 반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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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부산 기장군 고리1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최근 두산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과 휴업 검토 사태로 인해 정부와 원자력발전업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에 업황이 어려워져 두산중공업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대로 정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 문제로만 몰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전력기반조성사업 시행계획'을 보면 올해 원자력핵심기술개발(R&D) 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지난해와 비교해 6.1% 늘어난 648억9800만원이다.

이 사업은 원전 전주기에 활용되는 핵심기술 확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추진돼오고 있다. 예산은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내 조성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다.

관련 예산이 확대 편성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원자력융합원천기술개발이라는 명목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었다.

올해 사업 내용은 원전 안전과 해체에 치우쳐져 있다. 세부적으로 '원자력 환경 및 해체', '원전 안전 및 선진화' 관련 R&D에 각각 362억8200만원, 262억75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7년 만에 늘어난 예산이지만 전체 전력기반조성사업 예산(2조35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로 크지 않다. 이에 비해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전력) 사업 예산은 2394억7900만원으로 비중은 11.7%에 달한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은 이렇듯 명확하다. 이는 원전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전 부품업체 등은 얼마 전 청와대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요청 관련 건의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해당 건의문에 대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 취소 등은 결정된 정책 방향"이라며 "원전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완대책을 수립·추진 중"이라는 답변을 전달했다고 한다.

산업부는 원전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에만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 '원전해체산업 육성 전략', '원전 전주기 수출 활성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해체물량 조기 발주 등 일감 제공과 금융·인증비용 지원을 추진 중이다. 대체 유망시장 창출을 통한 원전 기업들의 사업 전환도 지원한다. 오는 5월에는 1조8000억원 규모 원전해체·안전 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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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원전업계에서는 이런 정책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미 원전 생태계 붕괴에 따른 피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얼마 전 두산중공업이 사장 명의로 노동조합에 전달한 노사협의 요청서에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하며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이유로 일시적인 휴업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2012년 고점 대비 현재 매출은 50% 아래로 떨어졌다"며 "영업이익은 17% 수준에 불과한데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앞서 산업부는 두산중공업이 정부 정책으로 실적 악화를 겪어 왔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낸 바 있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수원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은 8922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의 국내 원전 사업 관련 매출로 추정되는 이 금액은 2018년(7636억원)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13년(6355억원), 2014년(7440억원), 2015년(7871억원), 2016년(6559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주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두산중공업 명예퇴직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때문이 아니라 경영 여건상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피해를 정확히 따져보기 위해 피해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에너지전환 피해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관련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으로 업계에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돌리기도 어렵다"며 "글로벌 발전시장이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도 이에 맞는 사업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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