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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간산업 숨통 틔운 정부…버팀목 돼야

등록 2020.04.22 18: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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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유동성 해갈…한진해운 사태 반복은 금물

[기자수첩]기간산업 숨통 틔운 정부…버팀목 돼야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아시아나항공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1조7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승인한 것이다. 시장에선 당초 수천억원 대를 예상했지만 이보다 더 파격적이다.

산업적 측면이든, 시장 필요성 때문이든 아시아나항공이 갖는 의미가 그만큼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전 세계 하늘길은 현재 꽉꽉 막혔다. 코로나19에 강제 구금당한 항공업은 말 그대로 '셧다운' 상태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6%나 줄어들었다.

이 시기 항공사의 지상과제는 '생존'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기세를 볼 때 항공산업이 정상궤도를 되찾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생존통로는 현재로선 '식구로 맞아들이겠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유일하다.

게다가 현대산업개발의 인수의지도 의심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사업 영역을 교통·운송(모빌리티)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수단이자, 아버지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꿈을 이룰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의 '항공산업 정상화 지원' 방침(항공, 해운, 조선, 자동차, 일반기계, 전력, 통신 등 7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 발표)도 굳건한 듯하다.

항공과 해운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이 시장논리를 따지지 않고 생존시키려 안간힘을 쏟는다. 항공과 해운은 평화의 시대엔 첨단 교통수단이지만 유사시엔 전략물자이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좁게는 기업과 기업 간의 시장거래지만, 넓게 보면 한국의 미래산업을 보전하기 위한 그랜드 플랜의 실천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은 특혜시비, 형평성 논란을 걱정하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특정 부실기업을 무턱대고 지원하거나, 자구적인 노력도 없는데 퍼주는 '도덕적 해이'를 용인해서는 안되겠지만, 이미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을 맥없이 도산시킨 쓰라인 기억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까지 앞으로도 예상 못한 난관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어느 상황에서건 채권단은 채권단의 논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랜드 플랜은 정부 몫이다. 난관을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정부가 지금보다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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