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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런 '시간여행 로맨스'가 아니다...'카페 벨에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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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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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 '빅토르'를 연기한 다니엘 오떼유(사진=이수C&E 제공)2020.05.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영화 '카페 벨에포크' 측은 영화의 장르를 '핸드메이드 시간여행 로맨스'로 표현한다.

그동안 시간여행을 소재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은 수두룩하다. '이프 온리'(2014)부터 '시간 여행자의 아내'(2009), '미드나잇 인 파리'(2011), 그리고 '어바웃 타임'(2013)까지.
 
이 영화들과 '카페 벨에포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선 영화들이 판타지에 기반한 것과 달리 '카페 벨에포크'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카페 벨에포크'는 영화에 현실성이 더 부여된 만큼 판타지적 요소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관객에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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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 '빅토르'를 연기한 다니엘 오떼유(사진=이수C&E 제공)2020.05.15 photo@newsis.com
노년을 맞은 '빅토르'(다니엘 오떼유)는 과거 잘나가는 만화가였지만,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해 버린 지금 직업이 없다. 아내 '마리안'(화니 아르당)은 과거의 향수에만 젖은 채 수염만 덥수룩하게 기르고 돈도 벌지 않는 그가 밉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마리안'은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며 기업의 CEO로 여전히 잘나가는 삶을 살고 있다. 말끔하고 세련된 정장을 차려입고서는 철지난 패션을 한 남편이 말할 때마다 딴지를 건다. 그는 과거 남편이 만화를 연재하던 신문사의 대표이자 남편의 친구인 '프랑수아'(드니 포달리데스)와 잠자리를 갖고 있다.

그는 가족 모임을 하고 들어온 어느 날, 더이상 못 참겠다고 말하며 '빅토르'를 쫓겨 낸다. '마리안'은 '빅토르'를 쫓겨내고 쭈그리고 앉아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뺨을 때리며 "나쁜년"이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남편과 자신 모두에게 애증을 느끼는 '마리안'이다.

일전 한 푼 없이 쫓겨난 '빅토르'는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수아'에게 전화해서 그의 집에 머물 수 없냐고 묻고, '프랑수아'는 '빅토르' 몰래 '빅토르'의 집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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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 '마리안'을 연기한 화니 아르당(사진=이수C&E 제공)2020.05.15 photo@newsis.com 
할 일도 딱히 없던 차에 '빅토르'는 며칠 전 가족여행 때 아들 '막심'(미카엘 꼬엔)이 준 '시간여행 초대장'이 생각난다. 어릴 적 좌절에 빠진 그를 일으켜 세워 준 '빅토르'에게 늘 감사함을 느꼈던 '막심'의 친구 '앙투안'(기욤 까네)이 그에게 보내 온 선물이었다.

앙투안은 현재 번듯한 사업가로 성공했다. 그가 하는 시간여행 사업은 영화 세트장보다 더 실제 같은 세트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시대에 원하는 인물로의 여행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 하루에만 약 1000천만을 지불해야 하지만 부유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고객 한 명을 위해 수많은 배우들이 섭외되고, 고객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대사까지 외워 그에게 실제처럼 건넨다. 고객이 진짜 다른 시대의 누군가로 며칠간 살 수 있도록 완전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어떤 이는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만취하는 경험을 의뢰하고, 어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협정을 평가받는 뮌헨 협정에 히틀러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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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 '앙투안'을 연기한 기욤 까네(가운데)(사진=이수C&E 제공)2020.05.15 photo@newsis.com
'빅토르'는 과거 첫사랑을 만났던 20대 시절인 1974년의 자신으로 돌아가겠다고 의뢰한다. 처음에는 연극이라고 회의적으로 접근했던 '빅토르'는 시간여행이 지속될수록 과거에 빠져들게 된다.

이 영화는 인간이 평소 느끼는 감정을 말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과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함께 한 부부의 권태와 외도, 서로에 대한 애증, 젊은 커플의 잦은 다툼과 재결합 등 빅토르 외에도 주변인물들의 모습을 비추며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들을 비춘다.

영화의 제목이자 '빅토르'가 첫사랑을 만났던 어린 시절 단골 카페의 이름 '벨 에포크'는 '좋은 시절'을 뜻한다. 사람들은 자주 "그때 참 좋았지"하고 과거 가장 빛났던, 가장 사랑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한다.

이 영화는 단지 과거에 대한 향수만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일의 삶은 고단하고 재미없고 과거만 괜찮아 보이지만, 또 좋은 시절은 찾아 온다고 우리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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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 '마르고'를 연기한 도리아 틸리어(사진=이수C&E 제공)2020.05.15 photo@newsis.com
리듬감 있는 전개와 톡톡 튀는 대사, 이를 '프렌치 시크'로 소화해 내는 매력적인 배우들, 귀에 낯익은 샹송까지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115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이 작품을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정의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중함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점에서 드라마 같기도 하다. 현실의 사람들을 가감없이 비춘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적 특징도 지닌다. 가끔씩 터지는 웃음에 코미디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풍성한 영화다.

감독 니콜라스 베도스, 115분, 15에 이상관람가, 21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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