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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핏줄은 못속여' 2대에 걸친 야구 천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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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25 06:00:00
'바람의 아들' 이종범 '바람의 손자' 이정후 '맹활약'
박철우-박세혁, 강광회-강진성, 이순철-이성곤도 '주목'
MLB 분(Boone) 가문 3대에 걸친 야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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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시상식.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이정후가 아버지인 이종범 코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대를 이어 프로야구 선수로 뛴다는 것은 야구인들에겐 '가문의 영광'이다. 부자(父子)가 팬들의 뇌리에 남는 스타 플레이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가 39년 차에 접어들면서 부자 선수들의 스토리가 적잖이 쌓였다.

◇ '바람의 손자' 이정후부터 유망주 정해영·신지후까지

올드팬과 10~20대 팬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자 선수로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50) 전 LG 트윈스 코치와 '바람의 손자'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가 첫 손에 꼽힌다.

이종범 전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다. 1993년 건국대 졸업 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종범 전 코치는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스타 탄생을 알렸고, 이듬해에는 유격수 최초 정규리그 MVP로 스스로 인기에 불을 댕겼다. 

최초 3할-30홈런-30도루 동시 달성과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 소화 등은 이종범 전 코치의 다재다능함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업적들이다.

그의 역대급 유전자는 아들인 이정후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 KBO리그 첫 부자 1차 지명의 주인공이 됐다.

아버지의 후광이 어린 선수에게 자칫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이정후는 2017년 179안타를 날려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쓰고, 아버지도 받지 못한 신인왕을 품었다. 프로 3년 차이던 지난해 193안타(타율 0.336)로 두산 베어스 외국인 선수 호세 페르난데스(32·197개)와 마지막까지 최다안타 경쟁을 벌였다.

올 시즌에는 벌써 지난 시즌(6홈런) 절반이 넘는 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정교함에 파워를 더하면서 리그 최고의 타자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다.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외야·주루코치와 주전 외야수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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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두산 베어스 박철우(왼쪽) 2군 감독, 포수 박세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박철우(56) 감독과 박세혁(30)도 2대째 프로야구 무대를 누비고 있다. 아버지는 2군 감독, 아들은 1군 안방마님으로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박철우 감독은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규정 타석 기준 3할 타율을 찍은 것은 한 차례(1989년 0.318)에 불과하지만 힘있는 좌타자의 이점을  살려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다. 해태 시절인 1989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를 기록, 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1루와 외야를 오갔던 아버지와 달리 박세혁은 포수 마스크에 매력을 느꼈다. 박세혁이 처음부터 빛을 본 것은 아니었다. 양의지(33·NC)라는 존재는 배울 점 많은 선배이자 넘어야 할 산이었다.

묵묵히 기다리던 박세혁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의지가 2018시즌 뒤 팀을 떠나면서 주전 포수의 중책을 맡았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뒤에서 수없이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발휘했다. 2019시즌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 2위(3.51)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의 20승에는 박세혁의 헌신이 있었다.

공격에서는 타율 0.279, 4홈런 63타점을 날리며 역대 포수 한 시즌 최다 3루타(9개)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키움과 마주한 한국시리즈는 박세혁의 한풀이 무대였다. 본업인 투수 리드는 물론 방망이도 뜨거웠다. 1~4차전 타율 0.417(12타수 5안타), 4타점 2득점으로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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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NC다이노스 강진성. (사진=NC제공)
올 시즌 초반 NC의 고공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외야수 강진성(27)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야구인 2세다. 그의 아버지는 강광회(52) 심판위원은 태평양 돌핀스,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프로 생활을 했다.

2012년 NC에 입단해 오랜 백업 생활을 한 강진성은 올해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자신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24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500(38타수 19안타) 4홈런 15타점을 수확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라운드에서 심판과 선수로 만나기도 한다. 강진성의 올해 첫 출장이었던 7일 대구 삼성전에서 강광회 심판은 3루심을 맡았다. 대타로 출전한 강진성은 희생플라이와 볼넷을 하나씩만 기록했지만, 다음 경기부터 몸이 풀리면서 맹타 행진을 시작했다.

2016년 세상을 떠난 故 유두열 전 코치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유 전 코치는 1984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4로 끌려가던 8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으로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유 전 코치의 아들인 유재신(33·KIA)은 타격 기술보다는 빠른 발이 주무기다.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가치가 높은 선수다.

남부럽지 않은 힘으로 한때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노크했던 김동엽(30·삼성)은 12시즌 간 57개의 아치를 그려낸 김상국(47) 전 천안북일고 감독의 DNA를 물려받았다.

2019년 삼성 라이온즈에 1차 지명 된 원태인(20)과 아버지 원민구(63) 전 협성경복중 감독은 최초 동일 구단 1차 지명 부자로 등극했다. 하지만 원민구 전 감독은 1984년 지명을 받고 실제 입단은 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곤(28)은 대표적인 호타준족 중 한 명이었던 이순철(59) SBS 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이다. 유승안(64) 전 경찰 야구단 감독은 유원상(34·KT)과 유민상(31·KIA) 형제를 프로 선수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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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자체 홍백전, 5회초 무사에서 등판한 백팀의 바뀐투수 정해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0.03.20. hgryu77@newsis.com
올해 프로에 뛰어든 예비 2세 스타들도 있다.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KIA에 1차 지명된 투수 정해영(19)은 '해태 왕조'의 한 축을 맡았던 정회열(52) 전 KIA 코치 아들로 화제를 모았다.

역시 한화 이글스 1차 지명  투수 신지후(19)는 한화에서 류현진(33·토론토)의 공을 받았던 신경현(45) 북일고 코치와 부자 관계다.

◇ 메이저리그도 '핏줄은 못 속여'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한국보다 더 화려한 '야구 부자'를 자랑한다.

국내 프로야구에 '바람의 아들'이 있다면 MLB에는 '괴수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이가 존재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1세 신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다.

아버지 게레로는 1996년부터 2011년까지 2147경기에서 449번이나 담장을 넘기는 손맛을 봤다. '괴수'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힘으로 투수들을 괴롭혔다. 만 35세이던 2010년에도 홈런을 29개 쳤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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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AP/뉴시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캐번 비지오(사진 왼쪽)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비지오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게레로 주니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태세다. 덩치만 봐도 그렇다. 190㎝였던 아버지보다 키는 조금 작지만 110㎏가 넘는 체구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자아낸다.

게레로 주니어는 루키 시즌이던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출전해 예선 1, 2라운드를 포함해 결승까지 총 91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게 1개차로 밀려 역대 최연소 우승과 메이저리그 사상 첫 부자 홈런더비 1위 등극의 진기록은 놓쳤지만 미국 전역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바비 본즈와 배리 본즈, 칼 립켄 시니어와 칼 립켄 주니어, 펠리페 알루와 모이시스 알루, 샌디 알로마 시니어와 로베르토 알로마, 크레이그 비지오와 카반 비지오, 페르난도 타티스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도 부자끼리 메이저리그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던 선수들이다.

켄 그리피 시니어와 켄 그리피 주니어는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현역 선수 생활하는 특별한 역사를 만들었다. 특히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뛰었던 1990년에는 9월15일 캘리포니아전에서 부자가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는 불멸의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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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 데일 베라(왼쪽)와 그의 아버지이자 당시 뉴욕 양키스 감독이었던 요기 베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들어봤을 법한 말의 주인공은 요기 베라다. 그의 아들인 데일 베라도 메이저리거였다.

요기 베라는 뉴욕 양키스 감독이던 1984년 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던 아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부자의 동행은 아버지가 16경기 만에 경질되면서 빠르게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데일 베라는 아버지의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요기 베라의 업적을 감안하면 애초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데일 베라는 총 11년 간 뛰며 타율 0.236, 홈런 49개의 평범한 기록을 남긴 채 1987년 유니폼을 벗었다. 1985년에는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코카인 스캔들에 연루돼 아버지의 아성에 생채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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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AP/뉴시스] 2003년 7월15일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당시 신시내티 레즈 소속의 애런 분 (왼쪽부터)과 그의 할아버지 레이, 형 브렛, 아버지 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대는 물론 3대째 가업을 잇는 가족도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건 '분(Boone)' 가문이다.

1대 레이 분은 빅리그 1373경기에서 통산 타율 0.275, 151홈런을 기록하고 올스타에 두 차례 선정됐다. 2대인 밥 분은 명포수로 이름을 날리며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7회 수상에 성공했다. 밥 분은 캔자스시티와 신시내티의 사령탑을 지내기도 했다.

레이의 손자이자 밥의 아들인 브렛 분과 애런 분도 메이저리그를 휘저었다.

형인 브렛은 빅리그 통산 1780경기를 뛰며 타율 0.266, 252홈런 102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세 차례 올스타의 영광을 안고,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는 각각 네 차례, 두 차례 차지했다.

동생 애런은 1997년 빅리그에 데뷔, 2003년 올스타로 선정되며 야구 가족의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한 애런은 2018시즌부터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감독을 맡고 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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