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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안 되는 만성 '좀비기업' 늘어…정상기업까지 잠식

등록 2020.07.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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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돈 으로 이자 못갚는 한계기업 증가

정상기업 고용, 투자, 생산성 갉아먹어

퇴출 안 되는 만성 '좀비기업' 늘어…정상기업까지 잠식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번 돈으로 이자도 못갚고 만성적으로 버티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정상기업의 투자, 고용, 노동생산성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조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만성 '좀비기업'이 계속 쌓이고 있는 영향이다.

2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한계기업이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 보고서(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작성)에 따르면 2010~2018년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한계기업(업력 10년 이상) 비중이 7.4%에서 9.5%로 2.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상황이 연속적으로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으로 3년 내리 번 돈으로 이자를 못내는 상황에 놓였다는 얘기다. 이는 보고서가 해당 기간 기업활동조사 제조업 부문에 속한 기업 7만6753곳의 자료를 토대로 한계기업 비중과 노동생산성 등을 살펴본 결과다.

특히 번 돈 없이 빚으로 장기간 버티는 만성 한계기업이 같은 기간 4.2%에서 5.8%로 늘어나면서 전체 한계기업 수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만성 한계기업은 한계기업 2년차 이상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간이 4년 이상인 곳으로 정의됐다. 신규 한계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3.2%에서 3.7%로 소폭 증가했다. 그만큼 한계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시장에 남아있는 '적체현상'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정상기업의 48%에 불과했다. 만성 한계기업과 저수익고부채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도 정상기업 대비 각 47.7%, 41.3% 수준으로 낮았다.

만성 한계기업이 정상기업의 성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용, 투자, 생산성 등을 깎아 내린 것으로 추정됐다. 2010~2018년중 만성 한계기업의 비중이 최솟값 수준으로 유지됐을 경우 정상기업의 유형자산증가율, 고용증가율은 연평균 0.5%포인트, 0.4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폭은 2016~2018년중 최근으로 올수록 더 커졌다. 노동생산성도 분석기간 중 약 1.0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퇴출 안 되는 만성 '좀비기업' 늘어…정상기업까지 잠식


송 부연구위원은 "신규한계기업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만성한계기업은 정상기업의 고용, 투자, 노동생산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며 "결국 구조조정 부진에 따른 한계기업 적체가 정상기업의 노동생산성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계기업 적체현상은 금융사의 느슨한 대출 관행, 국가의 정책금융, 과도한 비용에 따른 폐업의 어려움 등에 기인할 수 있다"며 "한계기업이 퇴출되지 못하는 이유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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