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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뉴딜이 대전환을 위한 빅딜이 되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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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24 13:00:00  |  수정 2020-07-24 16: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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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그리고 '사회안전망 확충' 등 주요 3대 축을 포함한 국가발전전략을 제시했다.

과거 1930년대 경제 대공황 극복을 위해 추진된 미국 뉴딜정책에서 강조된 ▲구제(Relief)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버티기(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 최소화) ▲일어서기(디지털 및 그린 경제체제 확보 통한 성장경로 개척) ▲개혁(구조적 변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으로 재해석됐다.

이번 정부의 발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을 바탕으로 선도하는 국가로의 '구조적 대전환'을 이룩하겠다는 점이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국가시스템 개혁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정부의 구상을 엿볼 수 있다.

정부의 계획과 추진내용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경제회복 탄력성을 이끄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부터 "이전 정부들이 추진한 산업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그렇다면 이번 뉴딜정책이 위기에 대한 단기 대응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닌 혁신체제 전환이라는 중장기적 대안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적·제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뉴딜을 통한 국가 혁신시스템의 구조적 대전환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정치, 사회적 제도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

'새로운 약속이나 계약을 맺는다'는 뉴딜(New Deal)의 사전적 정의를 고려할 때 이번 한국판 뉴딜정책은 혁신체제 내 다양한 주체들 간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수적으로 이행돼야 할 것이다. 그에 따라 혁신 주체들의 역할 재정립과 이들 간 새로운 관계의 지향점 설정을 이뤄내야 한다.

뉴딜정책의 중요한 기술적 영역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확대된 규모효과를 누릴 산업 및 기업과 상대적으로 위축될 부문 간, 그리고 경제적 혜택을 더욱 누리게 될 계층과 이윤 배분 구조에서 제약받는 계층 간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및 산업구조 전환은 화석연료의 퇴출, 화석연료 기반 산업의 위축 등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

이는 그간 우리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온 제조업 부문에 위기를 가져옴과 동시에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혹자는 뉴딜에 따른 위축 기업의 시장 퇴출이 노사갈등 문제까지 촉발해 사회적 비용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갈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낮은 신뢰 사회 등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은재호 외, 2019). 이 같은 추세는 디지털 전환 및 에너지 전환이 중심이 된 뉴딜정책 추진에 따라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뉴딜정책을 통한 혁신시스템 전환을 위해 사회적 갈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산업구조를 재편해나가야 한다. 이에 갈등조정을 통한 사회적 타협 체결을 뉴딜정책 추진의 중요한 제도적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그에 따라 정부, 전문가, 기업, 노동자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신뢰와 네트워크 강화를 도모하는 참여적 거버넌스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부는 모든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혁신체제 내 다양한 주체들이 행정적 자원을 공유하고 이들이 상호소통·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및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해관계의 다변화와 미래환경 변화의 복잡성을 고려하였을 때 정부 주도의 사회갈등 해결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분권과 협치를 강조하는 협의체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그에 따라 정부는 정책과 사업 추진, 그리고 규제 혁신에 따른 파급효과를 다양한 지표와 함께 제시함으로써 사회갈등 해결에 바탕이 되는 객관적인 기준과 고품질 정보(데이터)를 제공·지원할 필요가 있다.

증거기반(evidence-based) 정책과정은 정책설계·결정 및 집행과정 상 발생하는 갈등해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정책의 질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한 참여적 거버넌스 모델은 정책추진의 명분과 지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공공서비스 디지털화와 공공조직 업무환경의 스마트화를 넘어 참여적 거버넌스 모델의 실질화를 기반으로 정부 역할 재정립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전환을 위한 뉴딜정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는 창조적 학습과 숙련향상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혁신 주체 간 관계가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선도형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신기술 및 복잡기술로 상향하는 기술학습 및 창조적 학습(creative learning) 역량이 요구된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지털 및 에너지 전환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뒷받침하는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 역량 형성도 강조된다. 이로써 혁신시스템 전반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학습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기 위한 시행착오 경험을 축적한 인재들이 다수 양성되고 뉴딜의 핵심 산업으로 배분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추격형 학습활동의 제도적 유산으로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단기성과(목표) 달성에 특화된 노동시장 인센티브 구조와 주입식 교육시스템이 강한 경로의존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래 산업지형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개념 창출의 기반이 되는 지식과 경험 체화를 제약한다. 노동시장 내 재직자들의 꾸준한 재교육 및 재훈련 등을 뒷받침하는 유인체계 및 조직문화 역시 열악한 수준이다.

일례로 재직자들이 직업훈련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불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업무로 인한 시간부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OECD, 2019). 이는 기업 및 산업 내 재직자들의 새로운 직무역량 습득 및 숙련향상을 지원하는 환경 조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며 평생교육에 대한 노사 간 인식 차이를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결국 뉴딜정책을 통한 성공적 혁신시스템의 대전환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노사관계, 교육체제와 산업부문 간 관계 등이 역동적 학습경험 축적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재설정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산업 및 기업 부문은 학습을 중시하는 조직으로의 일터혁신을 강조하며 재직자들의 학습 수요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직무 및 역량 중심 교육체계 구축 및 보상체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

노동자들도 재교육 및 평생학습의 주체가 되어 노동자 간 지식교류 및 학습에 의한 외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문화 조성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기업(산업) 및 노동자들의 학습 수요를 적극 반영하여 산업계 수요와의 괴리가 발생하지 않는 평생학습 지원제도 확충을 이뤄내 사람과 돈이 도전적인 시도가 있는 곳으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창의적이고 도전적 학습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민간 부문 내 혁신 주체들은 상호 협력하여 관계 재설정을 이뤄내야 한다. 무엇보다 혁신체제의 대전환을 위한 뉴딜 추진에 있어서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새로운 학습활동에 대한 보상이 혁신 주체들로 하여금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신호를 제공해야 한다. 뉴딜 추진에 따라 수반되는 기회 강화 및 위험 완화에 적합한 제도적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 부문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을 이행해야 한다.

게다가 앞서도 언급했듯이 뉴딜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사회갈등 해결 과정에서 축적되는 지식, 경험, 인프라를 공유 자산화하여 사회적 합의형성 및 타협을 끌어낼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대공황 시기 추진된 뉴딜정책이 지금까지 회자되며 재해석되는 이유는, 당시 정책의 비전과 목표가 공유되어 경제 주체들의 집합적 노력을 추동하였다는 데 있다.

'뉴딜'(New Deal)의 사전적 정의를 곱씹어보았을 때 혁신시스템의 구조적 대전환을 이룩하기 위한 '빅딜'(Big Deal)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전환의 절박함'과 '전환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혁신 주체의 역할 및 주체 간 관계 재정립이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혁신시스템의 대전환과 포용성 강화를 이룩하길 기대해 본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yjyeo@na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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