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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비밀①]자도자도 피곤한 현대인들…적정 수면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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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30 12:00:00
성인 적정 수면 시간은 7~9시간…부족시 사망률↑
수면 리듬도 중요…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야 좋아
수면장애 불면증·기면증·수면무호흡 등 다양
잠 때문에 일상생활 지장있을 경우 치료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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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편집자주] 인생의 3분의 1 가량은 잠을 자는 시간이다. 잠은 먹는 것 만큼이나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수면은 건강 유지와 신체의 발육을 위해 필수적이다. 우리는 잠을 통해 낮에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한다. 하지만 일과 공부,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잠을 위협한다. 국내에서 한 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70만명을 넘어섰다. 뉴시스는 국내 수면의학 전문의와 수면 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잘 자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적정 수면 시간, 수면 장애, 수면 환경, 수면 용품, 꿈 등 다양한 관심사들에 대한 기사를 다룰 예정이다.

직장인 조성욱(40)씨는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평일에는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하루에 3~4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날이 많다. 수면 시간대도 일정하지 않다. 일찍 퇴근하는 날과 휴일엔 집에서 긴 시간 동안 잠을 몰아서 자려고 노력하지만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낮에도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가 않고 항상 편두통에 시달린다. 조씨는 자신의 수면 시간과 수면 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고싶어 검사를 받아보려 한다.

이렇게 잠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는 환자 수는 한 해 70만명을 넘어섰고, 한국인 10명 중 6명은 수면 건강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보통 수면 장애라고 하면 불면증을 떠올린다. 하지만 조씨처럼 잠을 자도자도 피곤하다면 불면증 말고도 다양한 수면 장애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잠을 잘 때 제대로 호흡하지 못하는 '수면 무호흡증', 낮 시간에도 졸림을 느끼는 기면증과 특발성 수면과다증, 일주기리듬이 주어진 환경과 맞지 않는 '일주기리듬장애'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생체 리듬이 깨지고 면역력과 회복력에도 문제가 생겨 만성 두통,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질병이 뒤따라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잠을 가장 적게 자는 나라다. 한국인의 일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41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22분에 이른다. 평균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인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

과거 의학계에서 받아들여진 이상적인 성인의 수면 시간은 8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사망률과 수면 시간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7시간을 자는 사람이 가장 오래 살고 6시간, 8시간이 그 뒤를 이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하루 7시간의 수면이 가장 적절하고 6시간의 수면도 크게 문제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적정 수면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연령대별 권장 수면 시간을 ▲0~3개월 14~17시간 ▲4~11개월 12~15시간 ▲1~2세 11~14시간 ▲3~5세 10~13시간 ▲6~13세 9~11시간 ▲14~17세 8~10시간 ▲18~64세 7~9시간 ▲65세 이상 7~8시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6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 시간과 11시간 이상의 긴 수면시간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으면 인지기능의 저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증가, 사망률 상승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신체 특성에 띠리 남들보다 훨씬 적게 자는 단시간 수면자(short sleeper)와 훨씬 많은 잠을 자야하는 장시간 수면자(long sleeper)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낮에 피로나 졸림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자신의 적정 수면 시간이라고 봐도 좋다. 매일 적정 시간을 자는 것은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잠을 자는 시간대도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자는게 좋은 것이 아니라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면서 삶의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해가는게 건강에 좋다. 수면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은 저녁 8시경에 분비가 시작돼 새벽 3시에 최고 농도에 도달한다.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체온은 새벽 5시에 최저가 돼 이 때 가장 졸린 상태가 된다. 멜라토닌과 체온의 변화를 고려할 때 밤에 잠을 자는 것이 건강에 유리한 생활습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의 생활 리듬에 따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경우라면 멜라토닌과 체온 리듬, 수면 리듬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낮과 밤을 완전히 바꿔 생활하는 경우에는 수면 리듬과 멜라토닌, 체온 리듬이 부조화를 이루면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잠은 회복, 학습내용기억, 성장촉진 등의 기능을 한다. 수면은 렘(REM)수면과 비(非)렘수면으로 구분된다. 렘수면은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이고 뇌파도 깨어있을 때만큼 활발하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도 대부분 렘수면 단계에서다. 반면 비렘수면 상태에서는 뇌가 거의 활동하지 않고 에너지 소비도 적다.

두 수면은 고유의 역할을 한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시각적, 감정적 내용들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비렘수면 시에는 단편적, 객관적 사실이 잘 기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 시기 중 깊은 수면에서 최고의 분비를 보인다. 특히 비렘수면의 3~4단계는 '서파 수면'이라고 불리는 깊은 수면인데 낮 동안 소모된 신체 기능 회복과 관련이 크다.

렘수면은 주로 체온이 떨어지는 새벽 시간에, 서파수면은 수면 전반부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잠을 자는 시간대가 일정하지 않을 경우 서파수면과 렘수면이 경쟁하면서 서로를 억제해 자연스러운 수면 리듬을 방해할 수 있다.

매일 적정 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잠자는 시간대가 규칙적이지 못해 일상 생활을 방해할 경우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29일 "불면증의 경우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기에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수면장애에는 불면증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이 있다"며 "치료방법, 합병증, 병의 경과 등에 있어 각 질환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통해 여러 수면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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