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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통 발레에 접목한 현대·한국무용…'KNB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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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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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효형 '요동치다'(사진=손자일, 국립발레단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 1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KNB)의 기획공연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는 정통 발레에 현대무용, 한국무용의 특징을 접목한 신선하고 다채로운 무대로 90분을 꽉채웠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무대에 오른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무대에 힘을 쏟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5년간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에서 발표한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안무작 중 7개 작품을 선별해 관객을 맞았다.

'KNB Movement Series 1'에서부터 참여해 온 19명의 안무가들 중 송정빈, 박슬기, 김나연, 신승원, 박나리, 이영철, 강효형 등이 이번 무대를 빛낼 안무가로 선정됐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강효형의 '요동치다'였다. 강효형은 이 작품에서 클래식 음악과는 다른 전통 음악의 장단에서 느낄 수 있는 밀고 당기는 고유의 리듬을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배경이 되는 타악기 연주 음악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 작품은 남자 무용수 없이 여자 무용수 7명만으로 무대를 채웠다. 여자 무용수도 이렇게 강렬한 안무를 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보이듯 이들은 클라이맥스에 빠른 동작의 안무를 폭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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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나리 '오감도'(사진=손자일, 국립발레단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이 작품은 201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Next Generation'에 초청됐고, 2017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안무가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박나리의 '오감도' 역시 한국적 소재를 다룬다. 발레를 기본으로 팔의 움직임이나 호흡을 다루는 춤사위와 퓨전 국악을 사용했다.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한 작품이다. 숨가쁘게 움직이는 무용수들은 무언가를 갈망하기도 하고 높은 곳을 향하거나 벽에 부딪히며 좌절을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의 시작점에서 이상의 시를 읊어 내려가는 내래이션은 작품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해설에 나선 강수진 단장은 "한국 고유의 정서인 한을 표현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겪었을 공포와(비슷한 현시대를 살아가는)우리를 위로하는 작품으로, 춤사위가 조화로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8인의 군무와 독무가 인상적인 이 작품은 한국적인 의상과 춤사위도 특징적이다. 국악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은 무예를 하는 듯, 수양을 하는 듯한 한국적인 춤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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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슬기 'Quartet Of The Soul'(사진=손자일, 국립발레단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국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박슬기가 첫 선을 보였던 안무작 'Quartet of the Soul'은 정열로 빚은 음악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을 4명의 무용수가 악기가 돼 표현했다. 특정한 스토리나 메시지보다 경쾌한 리듬 속 무용수들의 춤선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무용수들은 악기를 연주하는 듯, 악기의 음색을 몸으로 표현하는 듯 움직인다. 독무 위주의 이 무대는 각 무용수들이 몸으로 각각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을 표현한다.

이영철의 '계절; 봄'은 길가에 떨어지는 봄날의 꽃잎을 보며 아름다우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받았던 이영철의 심리를 무대 위에 표현한 작품이다. 차분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를 가진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주보라가 가야금 연주와 함께 가창으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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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철 '계절; 봄'(사진=손자일, 국립발레단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이영철은 초연 무대 당시 아련한 여운을 남기는 움직임에 집중했다면, 이번 재연에서는 '한 생명을 잉태하는 봄의 느낌'을 무용수들에게 주문했다. 내년 봄이 되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되는 이영철의 가슴 벅찬 심리가 작품에  녹아 있다. 이 작품은 19년을 함께한 커플이 20년에 새로운 봄을 맞이함을 상징하는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여성 무용수의 동작이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이날 공연에는 송정빈의 'Amadeus Concerto', 김나연의 '아몬드', 신승원의 'Go your own way' 등도 무대를 빛냈다.

송정빈은 "저희 국립발레단 단원들이나 저 또한 무대에 올라 즐거웠고 행복했다. 오랜만에 올린 무대였는데, 무용수가 아닌 안무가로서 저의 작품이 올라가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나리는 이날 공연에 대해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지금껏 계속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너무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무대여서 더욱 감격스러웠다. 제가 출산 이후 발레단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도 오랜만이고 또 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라 더욱 뜻깊고 감격스러웠다"고 기뻐했다.

강수진 예술감독 부임 이듬해인 2015년 시작된 'KNB Movement Series'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던 무용수들이 직접 안무한 작품을 선보이는 장으로, 무용수들의 잠재적 안무 능력을 발굴해 어엿한 안무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여섯 해를 맞은 가운데 그간 발표된 작품들은 국립발레단의 주요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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