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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전체주의' 윤석열 작심 발언…검찰 안팎 파장 계속

등록 2020.08.04 14: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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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윤석열, 신임검사 신고식서 강경 발언

계속된 정부·여당 압박에 "우회적인 겨냥" 평가

'검·언유착' 사건 수사팀도 지적…"설득 얻어야"

검찰 인사 앞두고…적극적 입장 내놓을지 관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제일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간 침묵을 깨고 강경발언을 쏟아내 검찰 안팎으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권력형 비리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독재', '전체주의' 등 수위 높은 단어를 동원했는데, 다양한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4일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전날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을 두고 원론적인 메시지 속에 함의를 담아 일련의 상황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 등으로 뒤숭숭한 조직을 결속하기 위한 의도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총장은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일가 의혹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이후 여권 전반으로부터 지속적인 압박을 받았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검·언유착' 수사 지휘에서 배제됐고, 여권을 중심으로 공공연히 '사퇴' 언급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나온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다"는 발언은 정부·여당을 겨냥했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정치권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윤 총장이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칼잡이의 귀환"이라는 환영 논평을 내고,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윤 총장 본인의 자화상일 뿐"이라고 SNS에 글을 남긴 것 역시 이 같은 판단이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다양한 해석, 또는 파장을 일으킬만한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통상 하는 수준의 격려는 아니었다"며 "정치적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신임 검사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신임 검사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검찰 내에서는 윤 총장이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점도 주목한다.

해당 발언은 수사과정에서 대검찰청 지휘부와 파열음을 냈던 '검·언유착' 사건 수사팀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많다. 수사팀은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구속기소를 앞두고 있는데, 대검은 구속영장 청구 단계 때부터 수사팀이 지휘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침묵을 깬 윤 총장이 향후 적극적으로 입장을 피력할지도 관심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6일 단행될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1월 인사 당시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사전 협의 문제를 두고 공개 공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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