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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루카셴코 31년 독재에 '트럼프 뒷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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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1 10:32:13
트럼프, 러 견제 명목…벨라루스 외교 본격화
美국무, 25년 만에 벨라루스 방문…석유 제공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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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AP/뉴시스] 지난 2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만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왼쪽) 벨라루스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마주 보며 웃고 있다. 2020.8.1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는 6기 집권에 도전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이 지난 9일 대통령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지난 1994년부터 26년 간 벨라루스의 권력을 장악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5년 더 권력을 유지하게 됐다.

AP통신은 루카셴코의 이같은 장기 독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추기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대 초만해도 미국은 유럽연합(EU)과 함께 벨라루스 정부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던 국가였다. 2006년 미국은 루카셴코 대통령 등 16명의 인사와 9개 국영기업에 제재를 부과하며 이들을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정치범을 석방하고, 자유로운 시위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에야 제재를 해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 양국의 관계는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견제한다는 명목 하에 옛 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와의 관계를 점차 회복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국무장관이 25년 만에 벨라루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당시 벨라루스에 필요한 모든 석유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발언하며 통 큰 유화 발언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과 만나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라며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에 전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가 요청만 하면 미국이 석유를 주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어 4월 미 국무부 부차관보를 역임한 줄리 피셔를 벨라루스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미국 정부의 벨라루스 대사 지명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미 행정부는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이 벨라루스 내 미국 외교관을 대폭 줄이도록 명령하자 민스크에 주재하던 대사를 불러들인 이후 대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벨라루스로서도 미국의 제안은 상당히 반가운 상황이다. 러시아는 최근 느슨한 경제연합체를 이루던 옛 소련국가를 압박하며 석유 가격을 올리는 등 경제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기 집권 동안 러시아와의 관계를 벌리는 동시에 미국, 유럽 등 서방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벨라루스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양국의 틈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벨라루스는 7월 말 러시아 민간용병업체 '바그네르' 소속 요원 33명을 수도 민스크 외곽과 남부 지역 등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는 이들이 벨라루스의 대선을 앞두고 위협을 가할 목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용병들은 현재 테러 모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터키 이스탄불로 가려던 용병들이 경유했을 뿐"이라며 벨라루스 선거 개입 의혹에 반박했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의 승리가 선포된 후 벨라루스에서는 이틀 연속 밤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자유와 공정함이 사라진 벨라루스 대선에 우려한다"며 "벨라루스 정부는 평화적 집회에 참석한 모든 벨라루스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권력의 사용을 삼가며, 부당하게 구금된 이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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