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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수갑찬 채 호송차 내리다 꽈당…국가배상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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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5 13:01:00  |  수정 2020-08-15 13:33:58
호송차서 내리다 넘어져 허리·골반 부상
"경찰관, 주의 조치 안해" 국가에 손배소
법원 "호송차 하차 지장"…100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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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피의자가 호송 차량에서 내리던 중 부상을 입었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할까.

사기 사건 피의자로 구속 수사를 받던 김모씨는 2018년 5월 피의자신문을 위해 경찰서에서 검찰청으로 호송됐다. 호송차에서 내리려던 김씨는 좌석 시트에 오른발이 걸려 땅으로 굴러떨어졌다.

이 사고로 김씨는 허리와 골반에 디스크가 생겼고, 팔꿈치에는 물이 차는 부종이 생겼다. 호송하던 경찰관 3명은 김씨에게 진통제 처방만 한 뒤 계속 호송했다.

김씨는 "수갑과 포승에 묶여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부축 등 주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상이 발생했다"며 호송 경찰관 등을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를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무관은 차량구조를 면밀히 조사한 뒤 호송 차량의 부실함과 호송 경찰관의 부주의를 지적했다.

당시 조사 결과 운전석 뒤에 설치된 투명 차단벽으로 인해 김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은 좌석과 차단벽 사이의 18㎝에 불과했다. 차단벽에는 별도의 승하차 손잡이도 없었다.

국가와 호송 경찰관 등은 "키 180㎝, 몸무게 110㎏이 넘는 건장한 40대 초반 남성이 30㎝ 지면 아래로 넘어진다고 해도 김씨가 주장한 만큼의 부상이 발생할 위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즉 김씨 부주의로 부상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국가 배상할 수 없다는 취지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 박치봉 판사는 김씨가 국가와 호송 경찰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국가가 김씨에게 1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호송 경찰관들에게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우선 박 판사는 "이 사건 호송 차량은 구조상으로 호송되는 사람이 안전하게 하차하는 데 지장을 주는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의 경우 몸집이 커서 몸의 균형을 잡고 안전하게 하차하기가 보통 사람보다 더 어려웠다"면서 "김씨의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호송 차량의 구조적 문제점이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송하는 경찰관들은 김씨에게 주의를 주고 부축하는 등 김씨가 안전하게 하차할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했는데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과실이 김씨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는 데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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