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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출신들 스타트업계 종횡무진…제2 김범수 나올까

등록 2020.08.23 0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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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청소연구소·어메이즈VR·스튜디오 오리진·리턴제로·남의집 등 창업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 '카카오 나우' 캡처)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 '카카오 나우' 캡처)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인 카카오가 올해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카카오 출신들이 국내외 스타트업계를 종횡무진하며 두각을 나타내 이목이 집중된다.

중고품 매매, 청소, 가상현실(VR), 캐릭터, 음성인식, 커뮤니티 등 일상에서부터 미래 유망 기술까지 분야는 다양하다.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대표가 당시 30대 초반 안정된 직장인 삼성SDS에서 나와 카카오를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으로 키워낸 것처럼 또 다른 성공 신화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혁신을 이끈 '당근마켓'은 김재현·김용현 공동대표가 카카오 재직 시절 접한 사내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6월 창업했다. 집 근처 동네 이웃과 직거래하는 방식을 채택해, 먹튀 등 사기 피해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며 당시 강자였던 '중고나라', '맘카페' 등과 차별화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2016년 46억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은 지난해 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중고거래의 패러다임을 단순한 매매가 아닌 일상의 재미로 전환했다는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근마켓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1월에 영국에 진출했으며 다른 국가도 검토 중이다.

당근마켓 외에도 생활밀착 분야에서 카카오 출신들의 도전이 활발하다.

홈클리링 플랫폼 '청소연구소'는 연현주 대표가 카카오 신규사업 개발팀에서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를 기획했다가 무산되자 퇴사 후 팀원 5명과 2017년 1월 창업했다. 기존 가사 도우미 중개 서비스를 IT 플랫폼으로 옮겨와 고객과 청소 매니저가 모바일 앱을 통해 검색·예약·관리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는 지난해 1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카카오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VR 콘텐츠 기업인 어메이즈VR은 고품질의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유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 전략지원팀장 출신인 이승준 대표를 비롯해, 이제범 CPO(최고제품책임자), 남대련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카카오 출신들이 2015년 설립했으며 본사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다. 5G 시대 핵심 콘텐츠로 부상한 VR 콘텐츠 시장에 새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조항수 카카오프렌즈 전 대표는 올 상반기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오리진’을 설립했다. 조 대표는 네이버 마케팅 총괄, 카카오 브랜드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카카오프렌즈 초대 대표를 지냈다.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를 탄생시켰고, 네이버 라인의 브랜딩을 맡았다.

스튜디오 오리진은 캐릭터를 개발해 단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처럼 기획 단계부터 고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스튜디오 오리진은 올해 하반기에 신규 캐릭터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내용을 녹음하면 메신저 채팅 모양 대화로 바꿔줘 통화 내용을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앱 '비토'를 지난 4월 출시한 리턴제로의 이참솔 대표도 카카오 출신이다.

이 대표는 2011년 카이스트 동기들과 소셜커머스 서비스 로티플이 인수되며 카카오에 합류한 뒤 2016년 카카오에서 나온 뒤 2018년 4월 리턴제로를 창업했다.

이참솔 대표는 관련 기술을 한국어에서 다른 언어로 확대하고 전화 통화가 많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밖에 2012년부터 5년가량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했던 김성용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남의집 프로젝트도 이목을 끌고 있다.

남의집은 취향을 나누고 싶은 집주인이 호스트가 돼 거실을 공유하고, 그 거실을 경험하고 싶은 게스트는 입장료를 내고 남의집으로 놀러 가는 거실여행 서비스다. 현재까지 남의집 모임은 500회, 호스트는 400명, 다녀간 게스트는 2500명이 넘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기업문화 자체가 자기 주도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사내에서 프로젝트를 이끌던 분들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활약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다"며 "또한 창업한 회사들의 기업 문화에 카카오 특유의 수평적인 문화를 접목, 국내 기업 문화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혁신을 이끈 카카오가 설립된 지 10년가량이 지나면서 그간 형성된 카카오의 DNA를 흡수한 이들이 나와 IT 업계에 새로운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국내 굴지의 기업 삼성에서 나온 김범수 카카오 대표가 성공 신화를 쓴 것처럼 이들 창업자들도 제2 김범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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